일반적인 1차성 우울증과 다른 임상적 특성을 갖는 치매, 파킨슨 등 신경계질환에 동반되는 우울증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연구가 이뤄지게 됐다.
앞으로 신경계질환 우울증 환자에 대한 SSRI 항우울제 처방 규제 철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 신경계질환 우울증 치료·연구의 획기적 전기 마련
대한신경계질환 우울증 연구회(회장 김종성)는 국내 신경계 질환 우울증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환기시키고, 진단 및 치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6일 한양대학교 HIT에서 창립 총회를 개최했다.
연구회는 일반인에게 발생하는 우울증과 다른 뇌졸중, 치매, 간질, 파킨슨병 등 뇌질환 이후 약 30~50%에서 동반되는 우울증(신경계질환 우울증)을 다루게 된다.
신경계질환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다른 임상적 특징을 보이며 특히 기존 뇌질환과 증세가 비슷해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발견이 어렵다.
연구회는 우선 신경계 질환에서 동반되는 우울증 및 유사 증세를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제도적으로 불합리한 점들을 개선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김종성 회장은 “의료진과 가족의 관심 부족으로 증세가 제대로 진단, 치료되지 못하고 있다”며 “제때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기존 신경계 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며 재활과 치료에도 악영향을 미쳐서 결과적으로 의료비용 및 사회비용이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표적인 항우울제인 SSRI 약제의 불합리한 규제로 인해 2개월 후부터는 타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 국내 불합리한 규제 철폐 강조
우리나라의 경우 약물 오남용 예방과 우울증 질환의 특성을 이유로 2개월 이상의 SSRI 항우울제 사용은 반드시 정신과 진료를 통해 이뤄지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대다수 환자들은 이 같은 규제 철폐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한신경과학회(회장 김주한)가 2011년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28개 대학병원 신경과 외래에서 SSRI를 처방받은 11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3%의 환자가 2개월 후 정신과 치료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립총회와 함께 개최된 교육과정 차 방한한 Craig Anderson 호주 시드니 의과대학 교수(신경과)는 “우울증은 너무 많고 중요한 병으로 정신과 질환이라는 사회적 낙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어떤 의사라도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호주를 비롯해 많은 나라가 SSRI 항우울제 처방에 별도의 규제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사와 환자 간 신뢰가 치료 성적을 더욱 좋게 한다는 측면에서도 신경과 의사가 우울증을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Kousuke Kanemoto 일본 아이치 의과대학 교수(정신과)는 “일본에서는 부작용이 비교적 적은 SSRI 항우울제 사용에 특별한 제한 없이 신경과 질환에는
한편, 연구회는 SSRI 항우울제를 환자에게 사용할 때는 용량 조정기, 지속투여기, 유지기 등을 포함해 1년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규제 철폐를 지속적으로 강조할 방침이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