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카드 수수료가 낮은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하자 카드사들이 다른 가맹점의 수수료를 인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당국은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연매출 1억 원 중반대의 뷰티샵을 운영하는 최 씨는 최근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대폭 올린다는 안내장을 받았습니다.
기존에 2%에서 2.1% 사이였던 수수료를 최대 3.6%까지 올린다는 통보를 받고 분통을 터트립니다.
▶ 인터뷰 : 카드 가맹점주
- "인상 폭이 너무 크고 매출은 그대로인데 2% 정도 해도 가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안 되는데 3%대로 올려버린 거죠."
카드회사는 중소가맹점이 아닌 연매출 1억 2천만 원 이상인 가맹점은 모두 올렸다고 말하면서도 그동안 수수료율을 낮게 적용한 데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답을 내놓습니다.
▶ 인터뷰 : 카드사 상담원
- "그땐 처음 했기 때문에 국세청에서 보내준 자료가 불안정해서 9,600만 원 이상 대상자에 대해서도 2%로 적용했습니다."
가맹점 수수료가 오른 시점은 공교롭게도 금융당국이 카드 수수료를 대폭 낮춘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한 뒤였습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금융위원회가 연매출 1억 2천만 원 미만 신용카드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낮추자마자 카드사들은 1억 2천만 원 이상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을 올린 겁니다."
카드사들이 수수료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인상에 나섰지만, 금융당국은 효과적인 규제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금융위 정책 담당자
- "정책적으로 수수료율을 강제해서 내린 것이기 때문에 한계점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것까지 저희가 다 할 순 없죠. 어차피 반시장적인 정책이라 부작용은 있는 거죠."
정작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는 중소가맹점은 별다른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중소가맹점주
- "그다지 차이가 없죠. 아예 안 받는다면 모를까."
금융당국의 탁상공론식 정책에 카드 가맹점주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