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MC 래리 킹(78)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킹은 25일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11’에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진정한 연결자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기술이 발전한 미래 사회에도 핵심은 인간적인 연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이 직접적으로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어 위성을 통해 연설을 할 수 있음에도 한국에 직접 와 연결되려 했다”며 “여러분은 미래에도 인간적인 연결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반드시 염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기술로 인해 사회가 똑똑해지고 발전해진 것은 맞지만 세상이 안전해졌는지에 대해서는 확답할 수 없다”는 우려 섞인 시각이다.
한국과 북한의 분단 관계에 대해서도 ‘인간적인 연결’을 강조했다. “국가에 조언을 드릴 수는 없겠지만 나라면 계속해서 두 나라가 연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북한은 연결 노력을 하려고 하지 않을테니 한국이 적극적으로 연결해 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출신 어머니와 오스트리아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1933년 태어난 그는 “냉전의 시대를 생각하며 어렸을 때 ‘왜 하나의 사회가 되지 못했을까’를 생각해봤다”며 “미국과 러시아 두 개의 강대국이 서로를 반대함에 따라 세계가 두 나라를 두려워하며 살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 고르바쵸프 전 러시아(구 소련) 대통령과 로날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핵무기 확산 금지 조약을 맺는 일이 생겼고, 이것이 연결의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CNN의 설립자 테드 터너도 빼먹지 않았다. “터너야 말로 가장 뛰어난 인물”이라며 “애틀랜타의 조그만 방송국이 어떻게 세상을 바꿔놓았는지를 생각해보라”고 추어올렸다. 세계를 연결하는 뉴스 등 24시간 뉴스 방송을 정형화시키고 세계적인 방송국이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서로 라이벌 관계가 있다”며 “제일 먼저 취재해야 하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속보보다 정확하게 취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일하고 싶다면 계속해서 사회·사람과 연결돼 있어야 하고, 정직해야 하며 무엇보다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동안 내가 인터뷰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도전했고, 실패도 했지만 과감하게 기회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킹은 미국 CNN의 ‘래리 킹 라이브’ 쇼를 25년 동안 진행해오다 지난해 물러났다. 1957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라디오 방송을 시작으로 53년간 일한 그는 제럴르 포드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달라이 라마, 빌 게이츠 등 각계각층 명사 5만명을 인터뷰한 바 있다.
한편 올해 서울디지털포럼은 ‘초(超) 연결사회…함께하는 미래를 향하여’를 주제로 시작, 27일까지 계속된다.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장, 인터넷이 사람의 두뇌 조직까지 바꿔 놓는다고 주장하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 니콜러스 카, 컴퓨터 기술로 사람의 행동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는 복잡계 네트워크의 창시자 앨버트 라즐로 바라바시, ‘미즈’(Ms.)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이 참석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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