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게시판 등에는 프랑스 주요 방송사 ‘카날 플러스’가 최근 인터뷰한 김 감독의 영상이 퍼지고 있다.
제64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신작 ‘아리랑’으로 초청받은 김 감독은 현지에서 카날 플러스와의 인터뷰에 응했으나, 결국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폭발했다.
김 감독은 현재 감정 상태를 노래로 대신해 달라는 요청에 영화에 삽입되기도 한 ‘아리랑’을 불렀다. 한 소절을 부른 그는 그간의 과거 일들이 생각난 듯 고개를 숙이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한참을 서럽게 울었다. 이어 다음 구절들을 힘겹게 흐느끼며 이어갔다.
13일(현지시간) ‘아리랑’이 상영된 칸의 드뷔시관 현장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칸이 나를 깨웠다”며 “내 자화상 같은 영화다. 이 영화는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내게 하는 질문”이라고 담담하고 당당하게 말했던 모습과는 달랐다.
김 감독은 인터뷰에서 “13년동안 15편의 영화를 너무도 급하게 찍어왔는데, 내 자신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1년 전, 2년 전, 3년 전보다는 평화롭다”는 그는 지금 자신은 치료를 하는 과정에 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완전히 낫고 싶지는 않다”며 “영화를 한다는 것이 환자적인 어떤 질병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자신의 기분과 감정상태도 전했다.
한편, 김 감독의 ‘아리랑’이 프랑스에서 공개되자 국내에서는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계와 지인,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이 담긴 탓이다.
현지에서 공개된 ‘아리랑’은 김 감독의 과거 이야기가 오롯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풍산개’를 준비하던 장훈 감독과 김 감독의 오른팔이었던 A PD의 배신, ‘비몽’ 촬영 중 주연배우가 목숨을 잃을 뻔한 기억, 한국영화계 현실과 관객에 대한 서운함 등이 가득하다.
특히 장 감독의 실명을 언급하며 “장 감독이 나도 모르게 메이저와 계약하고 떠났다”고 주장한 대목이 눈에 띈다.“유명 배우들이 캐스팅됐으니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들은 아무런 상의도 없이 떠났다. 떠나는 방법이 잘못됐다”고 했다. “이메일로 호소하고 비 맞으며 간절히 부탁해서 받아주니까 5년 후 자본주의의 유혹에 빠졌다”는 발언도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측근들에 배신당하고 폐인처럼 산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해명 글을 통해 장 감독을 이해한다고 했으나 영화의 내용을 보면 그 상처와 치유가 쉽지 않았음을 파악할 수 있다.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정부가 훈장을 주더라”는 언급도 주목할 부분이다. “국위를 선양했다고 하는데 실제 영화를 보면 한국에 대해 좋지 않게 말하는 부분이 있다”며 “영화를 보고나 주는 건지 모르겠다”는 조롱도 있다.
‘아리랑’은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초청 상영작으로는 이례적으로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국내 개봉은 미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카날 플러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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