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MBC '뉴스데스크'가 모델 김유리의 사망소식을 전하며 동명이인의 사진을 내보내 시청자들의 눈총을 샀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 오보의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오보가 있는가하면, 당사자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안겨준 경우도 있다. 보는 이들을 울리고 웃긴 대표적인 오보들을 모아봤다.
◆ 비-강호동, '도대체 어디가 닮았나요?'
요리조리 뜯어봐도 닮은 구석 하나 찾기 어려운 비와 강호동을 혼동했다면 믿어지는가?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아시아판이 비와 강호동을 착각하는 대실수(?)를 저질러 웃음을 자아냈다.
'2011년 대한민국 스타파워 랭킹'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10위에 오른 강호동 대신 난데없이 비의 사진을 게재한 것. 아직 한류의 위상이 미국 등 서양 국가에서는 미미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씁쓸함을 남겼다.
◆ 김정일 위원장 아들이 슈주 예성?
슈퍼주니어 예성은 한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운으로 둔갑됐다. 스위스 매체 '블릭'은 2009년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보도하면서 예성의 사진을 김정운의 기사에 내보냈다.
알고 보니 예성의 본명은 '김종운'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 김정운과 이름이 유사한 바람에 발생한 오보였던 것. 기사를 접한 스위스인들이 '북한의 김정운도 남한사람 못지않게 패셔너블하구나'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 이명박, '저 일본 총리 아니에요'
아직도 해외, 특히 서방 국가에서는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 비슷하게 생긴 아시아 사람들을 헷갈려하는 일들이 허다하다고.
그 예로 2008년 카타르 영자신문 걸프타임스는 일본 관련 기사를 내보내며 이명박 대통령을 당시 일본 총리인 아소 다로로 소개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기사를 봤다면 분명 얼굴을 찌푸렸을 것이다. 아소다로가 국가 채무를 더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 사진 하단에 '친절하게' 설명됐기 때문.
◆양용은, '메이저대회 챔피언을 몰라보나!'
아시아 최초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챔피언 양용은의 자존심에 금이 간 일이 벌어졌다.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 아시아퍼시픽은 발렌타인스 챔피언십 골프대회의 광고를 싣는 과정에서 양용은의 사진 옆에 대만을 대표하는 프로골퍼 린웬탕의 이름을 적었다.
2009년 PGA 챔피언십서 골프황제 타이거우즈를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한 양용은에게는 가슴 아픈(?) 오보로 남았을 터.
◆ 푸틴 딸이 한국인과 결혼한다고?
사실 확인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섣부른 보도는 당사자에게 큰 상처를 안긴다. 지난해 10월 중앙일보는 한 소식통을 인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막내딸이 한국인 윤모씨와 결혼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정치 권력가와 한국인이 결혼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졌지만, 얼마 후 윤씨 부모에 의해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바 있다.
당시 모스크바 삼성전자 현지 법인에 근무하던 윤씨는 결혼설이 보도된 후 회사에 사표를 낸 후 행방불명돼 누리꾼들의 걱정을 샀다.
◆ 故 김유리 '망자는 말이 없다지만…'
잦은 방송사고로 바람 잘 날 없는 MBC '뉴스데스크'. 지난달 고 김유리의 사망소식을 알리던 중 동명이인인 방송인 김유리의 사진을 자료화면으로 내보내 또 한 번 망신을 당했다.
이후 '뉴스데스크'는 다시보기 서비스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의 글을 공지해 사태를 수습했다. 망자인 고 김유리와 동명이인인 방송인 김유리 모두에게 누를 끼친 '치명적인' 오보였다.
◆ 성룡, '사망설? 잘 살고 있어요!'
'오보'라서 다행인 경우도 있다. 얼마 전 중화권 배우 성룡은 근거 없는 사망설로 곤혹을 치렀다. 당시 영화 '쿵푸판다2' 프로모션 중 무리한 스케줄로 심장에 무리가 가 유명을 달리했다는 것이 한 외신의 보도였다.
특히 배우 윌 스미스가 페이스북을 통해 추모의 뜻을 밝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개인적으로 성룡을 애도했다는 루머가 퍼지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해당 뉴스페이지가 페이크페이지인 것으로 밝혀지고 성룡 역시 트위터를 통해 "살아 있을 뿐 아니라 잘 있다"고 해명, 팬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보는 종종 팬들을 화나게 한다. 2009년 12월 KBS2 '연예가중계'는 동방신기와 소속사 간의 불협화음을 전하며 멤버 "시아준수, 최강창민, 미키유천"이라는 자막과 리포팅을 내보내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멤버는 최강창민이 아닌 영웅재중이었다. 또 믹키유천도 '미키유천'으로 표기해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타블로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연예가중계'는 지난해 "네티즌들이 타블로의 학력위조 의혹을 추적하면서 타블로의 모든 정보가 유출됐다"면서 미국 유학 비자가 붙어있는 여권을 공개한 바 있다.
사실 이는 타블로가 아닌 타블로의 안티카페 '상식이 진리인 세상' 회원의 것이었다. '연예가중계'는 즉시 "타인의 자료를 잘못 인용해 시청자에게 혼란을 줬다"며 공식 사과했지만, 연예전문프로그램으로서 신뢰에는 큰 타격을 입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현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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