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를 둘러싸고 내전 상태가 이어져 온 코트디부아르에서 그바그보 대통령이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내전 과정에서 1천5백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천권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11월에 치러진 대선 이후부터 계속된 코트디부아르 내전이 대통령 당선자인 알라산 와타라 측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은 유엔에 항복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 보호를 요청했습니다.
대선에서 패배한 뒤에도 대통령직을 내놓지 않고 버틴 지 4개월여 만입니다.
▶ 인터뷰 : 최영진 / 코트디부아르 유엔 특별대표
- "그바그보 대통령이 처음으로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내전은 사실상 끝났습니다.)"
그바그보군은 그동안 수도 아비장으로 진격한 와타라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여 왔습니다.
내전 사태가 길어지자, 유엔과 프랑스군까지 나서 대통령궁을 폭격하면서 그바그보의 항복을 이끌어 냈습니다.
▶ 인터뷰 : 알랭 쥐페 / 프랑스 외무장관
- "우리는 전쟁을 끝내고 와타라 대통령의 집권 아래 코트디부아르에서 하루빨리 재건이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10년에 걸친 그바그보의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지만, 내전이 남긴 상처는 컸습니다.
지금까지 1천5백 명 이상이 숨졌고, 수도 아비장에서는 100만 명이 내전을 피해 피난을 떠났습니다.
여기에 코코아와 커피 수출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멈춰선 경제를 어떻게 회복하느냐도 새 대통령이 떠안은 과제입니다.
일각에서는 와타라를 지지하는 북부 이슬람 세력이 그바그보 편에 선 남부 가톨릭 세력에게 피의 복수를 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오랜 내전에서 벗어난 코트디부아르는 이제 뿌리깊은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을 이뤄내야 하는 숙제가 남았습니다.
MBN뉴스 천권필입니다. [ chonkp@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