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013년부터 시행 예정인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이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업계 부담을 고려해 유연한 도입을 주문했기 때문인데, 하지만 재계는 시행 자체를 2015년부터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혀 주목되고 있습니다.
강호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탄소배출권 거래제란 기업마다 온실가스 배출 할당량을 정해놓고 초과 기업은 그 양만큼 배출권을 사고 미달 기업은 돈으로 보상받는 것을 말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포스코는 배출권 구매에 영업이익의 최고 2/3 이상(2조 3천억 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시멘트를 생산하는 쌍용양회의 경우 최고 3천9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편우식 / 쌍용양회 CO2 저감추진팀장
- "영업이익의 대부분 또는 그 이상 몇 배의 비용을 배출권 거래 구입비용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 스탠딩 : 강호형 / 기자
-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의 생활과도 직결됩니다."
거래제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철강이나 석유화학산업의 원가가 상승하면 자동차나 기름 값, 생활용품 등으로 직접 전가되기 때문입니다.
애초 정부는 2013년부터 시행을 예고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국제동향과 산업경쟁력을 감안해 유연하게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서는 도입 논의 자체를 2015년 이후에 다시 시작하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 인터뷰 : 이동근 /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 "배출권 거래제가 조기에 시행되면 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다거나 해외투자가들의 국내 유치가 몹시 어려워지기 때문에…."
기업 부담을 줄이느냐, 아니면 환경보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냐를 둘러싼 정부와 재계 간 견해차가 어떤 접점을 찾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호형입니다. [bluegh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