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양화대교가 ㄷ자 모양으로 휘어진 채 흉물처럼 방치된 지 벌써 7개월째입니다.
서울시와 시 의회의 갈등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시민들은 지금도 위험천만하게 한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송찬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하루 14만 대의 차량이 오가는 서울 양화대교.
쭉 뻗어 있어야 할 다리가 'ㄷ' 자로 휘었습니다.
시민들은 매일 아찔한 곡예운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이진성 / 택시 운전기사
- "좀 미끄러운 날에는 상당히 위험하고요. 가다가 차들이 자꾸 차선을 바꿔요. 더 위험하고, 좀 위험한 것은 늘 느끼고 있어요."
이러다 보니 지난 7일에는 눈길에 버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2시간 넘게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고, 지난 연말에는 승용차 전복 사고도 있었습니다.
▶ 스탠딩 : 송찬욱 / 기자
- "이렇게 기형적인 모양의 다리로 방치된 지 벌써 7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하지만, 언제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크루즈선이 드나들 수 있게 하겠다며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대운하 사업이라는 시 의회 반발로 넉 달 만에 공사는 중단됐습니다.
무상급식으로 불거진 싸움에 예산마저 삭감돼 공사도, 복구도 어렵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이광세 / 서울시 도시기반본부 토목부장
- "임시교량으로서 오래 놔둘 경우에 구조적으로 상당히 큰 문제가 있다는 강구조학회 진단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투입된 공사비만 263억 원.
이미 시작한 공사만 마무리한다 해도 다리는 한쪽만 아치 지붕을 세운 기형으로 남게 됩니다.
▶ 인터뷰 : 유제성 / 서울 마포구 서교동
- "국민으로서는 진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는 거죠."
MBN뉴스 송찬욱입니다. [ wugawug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