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여배우 신세경 씨는 지난해 초 청바지를 입고 등장한 광고사진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청순한 이미지였던 신세경 씨가 광고사진에서는 거친 느낌의 청바지를 입어 이중적인 매력을 드러냈고 팬들은 열광했다.
광고에 나온 청바지는 ‘신세경진’이라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청바지 브랜드 버커루(Buckaroo)는 신세경 씨를 모델로 쓴 이후 단번에 트렌드 최첨단에 서 있는 브랜드로 인식됐다. 더불어 버커루 청바지는 젊은이들의 ‘잇 아이템(꼭 사야 하는 제품)’으로 떠올랐다.
덕분에 2004년 MK트렌드가 출시한 청바지 브랜드 버커루는 지난해 1000억원 브랜드로 우뚝 올라섰다. 2008년 750억원, 2009년 950억원에 이어 지난해 1200억원까지 꾸준히 성장해왔다.
버커루가 청바지시장에 진입한 2004년은 캘빈클라인(CK), 게스, 리바이스 등 국외 브랜드 아니면 명함을 내밀지 못하던 시기. 쟁쟁한 브랜드가 여럿인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다.
버커루는 화려한 워싱(잠깐용어 참조)으로 다양한 디자인의 청바지를 제작하는 차별화를 시도했다. 청바지에 여러 무늬가 많이 들어가는 등 유행에 민감한 디자인이라 주 고객층도 10대 후반, 20대 초반 젊은이다. 조금 더 정확한 연령층은 18~23세다. 이들에게 먹힐 만한 디자인으로 버커루는 확고한 정체성을 구축하며 나름의 영역을 확보했다.
강한 워싱 때문에 이전엔 남자들이 주 소비 계층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신세경 씨를 모델로 쓴 이후 여성 고객이 급증했다. 신세경 씨를 모델로 기용하기 전인 2009년 여성용 청바지를 6만장 판매했으나 지난해엔 판매량이 8만장으로 늘었다. 여성 소비자의 확대는 매출 신장에 가장 큰 역할을 했고, 그 결과 버커루는 현재 국내 청바지시장에서 게스에 이어 2위 자리에 올라 있다.
오히려 게스, CK 등 선발 브랜드들이 버커루 제품을 벤치마킹해 워싱이 강한 청바지를 대량 내놓고 있을 정도다.
버커루는 올해 국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여성 청바지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1위 브랜드 도약을 노린다. 국외에서는 중국이 기대주다. 지난해 중국법인을 설립했고 올해 중국에 20개 이상의 매장을 연다는 그림이다. 버커루 측은 “독창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로 세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청바지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한편 버커루 브랜드를 운영하는 MK트렌드는 TBJ, 앤듀 등을 보유한 의류업체로 지난해 총 30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TBJ가 2009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1200억원으로 뛰어올랐고 앤듀는 지난해 650억원으로 새로운 메가브랜드 탄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세 브랜드의 균형 잡힌 성장에 힘입어 M
잠깐용어 워싱(Washing)
본래는 빨래란 의미. 청바지 관련해서는 물을 뺀다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최근엔 의미가 확장돼 청바지의 특정 부위에 물을 빼고, 색상과 문양을 입히며 다양한 디자인을 만드는 작업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