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다, 뿌듯하다, 감사하다, 우울하다, 불안하다, 공허하다’ 등 일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감정 단어를 보면 행복 지수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느끼는가’보다 행복감을 더 크게 좌우하는 것은 ‘어떻게 표현하는가’다. 내 감정의 결과를 책임지는 것은 오롯이 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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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거리 두기가 중요한 이유
분명 내 감정인데 나도 잘 모르겠고, 그로 인해 타인과 오해를 쌓고 관계가 불편해지기도 한다. 기쁨도 슬픔도, ‘어떻게 인지하고 드러내는지’가 중요하다.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자신의 반응을 선택할 자유와 힘이 있다. 그 반응이 우리의 성장과 행복을 좌우한다”고 했다. 이때 내가 원하는 반응(말과 행동)을 선택하려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아는 것이 먼저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감정을 꺼내 타인을 보듯 객관화하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거친 파도의 한가운데 들어가 있으면 파도에 휩쓸려 넘어지기 십상이지만, 멀찍이 떨어져 파도를 관찰한다면 안전할뿐더러 어떤 파도라도 결국은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과 같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제대로 표현하면 한결 자유로워진다. 평소 어떤 감정을 느끼고 그에 따라 행동할 때마다 적절하거나 충분하지 못하다고 느낀다면 ‘감정 일기’를 써 보자.
‘상황-감정-생각’을 구분할 것
감정 일기를 쓸 때 지켜야 할 중요한 원칙이 있다. ‘상황’, ‘감정’, ‘생각’을 구분해 적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사건: 점심시간에 동료가 팀원들 앞에서 나를 비하하는 농담을 했다/ 감정: 불쾌하다, 우울하다/ 생각: 팀원들이 나를 우습게 보면 어쩌지?]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이다.
생각을 살피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팀원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근본에는 존중받고 싶은 욕구가 존재한다. 그것을 알지 못하고 불쾌한 감정에만 몰두해 있으면 불쾌한 기분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으로 범위를 넓히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더 선명히 이해하고 그것을 충족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동료에게 “너 나한테 불만 있어?”라고 말하는 대신 “사람들이 나를 오
해하는 걸 원하지 않아”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감정 일기를 쓰는 궁극적 목표는 ‘나’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그 감정을 느끼는 나 자신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다면, 행복감을 더 자주 더 가까이 느끼게 된다.
[글 송이령(프리랜서) 사진 프리픽freepik]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8호(24.10.0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