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미키 17'에 트럼프가?…러팔로 "특정 인물 연상시키지 않길"

봉준호 "역사 속 존재했던 다양한 정치적 악몽들, 여러 독재자 모습이 녹아 있어"

↑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마크 러팔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배우 마크 러팔로가 영화 '미키 17'에서 자신이 연기한 독재자 마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특정 정치인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에 대해 "특정 인물을 연상시키지 않기를 바란다"며 입장을 밝혔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은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 등에서 공개된 직후부터 러팔로가 연기한 마셜이 트럼프 대통령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특히, 영화 속 마셜의 지지자들이 빨간색 야구모자를 쓰고 등장하는 장면이 이러한 인상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러팔로는 오늘(20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의도적으로 반영됐다"며 "캐릭터의 악센트(말씨)와 말하는 방식을 일부러 바꿨다. 관객들이 더 많은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인물의 요소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봉준호 감독 역시 "역사 속 존재했던 다양한 정치적 악몽들, 여러 독재자 모습이 녹아 있어서 나라마다 자기들 역사를 투사시켜서 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베를린영화제에서 한 이탈리아 기자가 마셜이 무솔리니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 아니냐고 질문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특정 인물에 국한되지 않은 해석이 가능함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키 17은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인 ‘미키’가 죽을 때마다 새롭게 프린트되는 설정을 바탕으로,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맞던 중 미키 18이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를 그립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2019)으로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을 석권한 이후 선보이는 복귀작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최유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t59026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