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은진 인터뷰, 배우 안은진이 ‘연인’ 종영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UAA |
‘연인’ 속 커플 발견, 비결은?
지난 8월부터 파트1과 파트2로 나눠 방송된 ‘연인’은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닿을 듯 닿지 않는 연인들의 애절한 사랑과 백성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밀도 있게 담아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안은진은 유길채 역으로 분해 열연했고, 이장현 역의 남궁민과 애틋한 사랑과 동시에 해피엔딩을 맞으며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연인’ 마지막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2.9%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동 시간대 전 채널 및 금토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연인’이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결말에 대한 생각은?
엔딩이 난 마음에 든다. 당연히 죽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길채와 장현이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정말 나 역시도 궁금하다. 솔직히 장현이 기억을 잃는 엔딩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화살을 맞고 싸웠는데 멀쩡한 게 이상하지 않나. 하하.
작품의 인기 실감하는지.
실감하지 못했다. 종방 후 어머니들이 정말 좋아한다고 말을 해줘서 알게 됐다. 특히 엄마 친구들이 정말 길채 좋아한다고 말을 많이 해주셨다.
혹 인기를 예상했을까?
감독님, 작가님, 남궁민의 조합인데 인기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또 작가님이 쓴 글을 읽어보니 푹 빠져서 마음 앓이를 할 수 있겠다 생각도 했다. 허나 길채가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지 몰랐다.
길채 역할 해보니 어땠나.
대본을 보니 멋있더라. 애기를 받기까지 하는데, 이 사람의 기질이지 않나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럼 내가 해볼게’라는 진취적인 모습이 멋져 보였다. 찍으면서도 재미있게 촬영했다.
초반에는 재미있다가 심양에 끌려가면서부터는...점점 어떻게 한 여인의 인생이 이렇게 기구할 수 있나라고 생각하며 연기를 했던 거 같다. 파트1때 전쟁이 터졌고, ‘살아야 해’라고 생각하며 살아갔던 인물이다. 이후 한양에 돌아왔을 때 대장간을 맡으면서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살았던 강인한 캐릭터였다. 이러한 모습은 파트2에도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길채가 심양에 끌려갔을 때도 어떻게든 살려고 하고, 종종이를 살리려고 애쓰고. 아무리 괴롭힘을 당해도 살아야겠다고 하는 인물이었다.
↑ 안은진이 ‘연인’에서 길채 역할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UAA |
길채의 선택이 이해됐다. 길채는 옆에 조금만 있어 달라고 했을 뿐인데...파트1 때 장현을 사랑하지만, 그는 언제 어디로 갈지 모르니깐 그런 결정을 한 것 같다. 말도 없이 가는 사내이기 때문에...전쟁 중에 만났을 때도 나 같아도 ‘위험한 상황에 누굴 지키고 그래’라고 이야기했을 거 같다. 힘들게 만났는데 있지 좀하고 말이다. 하하. 극 중 장현이 ‘저는 청나라고 갑니다’라고 하는데 어떻게 솔직할 수가 있어...대본 보면서 ‘어떻게 너 때문에 흔들린다는 말을 해’라고 생각했다. 장현은 늘 어딘가 훌쩍 떠나는 사내이기 때문에, 그를 연모하는 마음은 크지만, 안정적인 미래를 꿈꾸기에 길채 입장에서는 어려웠을 거 같다.
1부 깨발랄한 길채, 2부에서는 성숙해진 길채의 모습이었는데.
7부까지 길채. 어린 길채. 장현 도령의 죽음을 깨달으면서 살아가는 길채의 모습을 변화 주고 싶었다. 옛날에는 어린 길채였다가,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바뀌게 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었다. 아마도 대장간 앞에서 선 모습이 성숙해진 길채가 아니었을까.
초반 길채 연기가 개인적으로 더 어려웠다. ‘착하게 표현하는 거 같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좀 더 앙큼 새초롬했으면’이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다. 어려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길채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미스 캐스팅 말이 처음에는 많았다. 물론 끝날 때는 호평이 일었지만 솔직한 속마음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초반 길채가 사랑받지 못 할 거라 생각했다. 자해로운 부분이 하나도 없고, 오로지 자기만 생각하고. 미운 짓들만 하는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예쁘게 봐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궁민 선배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남궁민 선배가 ‘길채야 봐봐. 3-4부 봤는데 너무 재미있어’라고 이야기 해줬다. 이 말이 있고 난 후 공교롭게 길채 캐릭터가 점점 응원받더라. 솔직히 1주일 정도 속상했는데, 이후에는 좋아졌다. 변화무쌍하게 십몇 년의 변화가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대중들의 반응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거 같다.
↑ 안은진이 ‘연인’ 상대역 남궁민을 향해 존경심을 드러냈다. 사진=UAA |
감독님에게 초반 많이 의지했고 중반에는 남궁민 선배에게 의지했다. 힘들었던 마음이 도움을 받으니 녹아내렸고, 큰 공부가 됐다. 많이 배운 한 해였다.
개인적으로 로맨스 이전에 후배로서 ‘연인’이라는 커다랗고 어려운 작품에서 남궁민 선배처럼 단단하고 존재만으로 의지가 되는 선배를 만나서 좋았다. 정말 행복했다. 의지를 많이 했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초반 남궁민 선배와 안 친했을 때는 몰랐는데, 중반부터 어색함이 없어졌고 어느 순간 흔들릴 때 의지하고 있더라. 정말 사소한 거 하나하나 물어봤다. 그때마다 잘 챙겨줬다. 간혹 몸이 안 좋을 때 ‘진짜 안 좋으면 전화해’라고 이야기하더라.
멜로 상대로 정말 좋은 선배였다. 스윗하고 다정하다. 늘 불편해? 괜찮아? 라고 물어봐 줬다. 촬영에 들어가면 눈빛을 정말 갈아 끼우더라. 예쁜 눈으로 사랑스럽게 바라봐준다. 눈빛이 다했다고 이럴 때 쓰는 것 같다. 하하.
남궁민에게 고마움을 많이 느끼고 있는 거 같다.
정말 남궁민 눈만 보면 집중이 잘 됐다. 그 덕분에 멜로 연기 하기가 편했다. 편안하게 연기하도록 도움을 줘서 감사했다. 주변 사람들은 물론 시청자들이 왜 ‘남궁장현’에 빠져있는지 이해가 됐다. 남궁민이 이장현과 만나 스윗함이 더 폭발한 거 같아 사랑을 받았던 거 같다.
좋아하는 명대사가 있을까?
장현이 길채에게 하는 ‘안아줘야지. 힘들었으니깐’이다.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그렇게 이야기해주면 좋았을 거 같다. 길채에게 너무 힘들고 큰 상처인데, 장현처럼 그렇게 받아주는 사람은 정말. 찍기 몇 달 전부터 대본을 받고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
또 ‘돌아오시오!’라는 대사를 좋아했고, ‘난 길채면 돼. 안아줘야지’라고 하는데 대본만 봐도 눈물이 펑펑...남궁민 선배도 대본을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 무뎌질 법한데 눈물 버튼이었다. 소중한 장면이다 보니 남궁민 선배와 많이 준비했다.
↑ 안은진이 ‘연인’ 속 워맨스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진=UAA |
대본에 다 쓰여 있었다. 은애보다 내가 더 좋아했다고. 하하. 친구의 남자이기보다 갖고 싶었던 어린 마음에 좋아했던 거 같다. 아무리 내 친구와 약혼했다고 한들, 길채는 그 시대 사람처럼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너무 얄밉지만 그렇게 행동했던 거 같다. 은애는 품이 넓은 캐릭터다.
이다인과 이야기한 게 진짜 사랑은 우리가 아닐까? 라고 이야기 한 적도 있다. 은애도 길채를 길채도 은애를 서로 깊이 이해하더라. 캐릭터가 이렇게 변화될수록 우리 또한 갈수록 서로 더 의지하게 되더라. 깨닫게 되면서 더더욱. 전우애라고 할까? 하하. 여자들의 의리가 너무너무 좋았다.
남궁민 아버지로 나온 문성근 배우와는 인연이 있는지.
공연할 때 선배가 리허설을 온 적이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 8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인사드리고 이야기 나눴는데, 이 작품을 왜 하게 됐는지 들었고 포로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게 처음이라서 하게 됐다고 하더라.
길채 마음에 꽃이 피던 순간은?
심양에서 살아갈 힘을 얻게 해준 때. 다시 길채처럼 살기 시작해서, 중국에 포로로 끌려가 감옥 안에서 ‘니 남편 갔어’라는 말을 듣고 180도 달라졌을 때인 거 같다. 또 각화 밑으로 들어갔을 때 장현에게 ‘날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말라’고 한 거. 이때 제2막이 열린 거 같다.
↑ 안은진이 ‘연인’ 촬영 후 달라진 점에 대해 발혔다. 사진=UAA |
어려운 것보다는 산 속에서 촬영하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덕분에 자연환경 등 좋은 건 아주 많이 봤다. 부모님에게 효도 여행 어디로 갈지, 전국의 명소를 다 소개해 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하하.
이번 ‘연인’을 촬영하면서 느낀 게 있다면?
연인이라면 장현과 길채처럼 하는 게 아니라 빨리 화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솔직함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 촬영하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 하면 안 되나?’라는 말을 많이 했다. 이것도 교훈이었을 듯하다.
이번 촬영장이 좋았는지 실제로 ‘연인’이 된 커플이 많다고.
다 알고 있다. 호사가 기질이 있어서 정말...하하. 동생들은 촬영장에서 괴로워했다. 날 보면서 ‘저 언니가 또 누
솔직히 1년간 작품을 하고 지방에 숙박하는데 정이 안 들을 수가 없다. 나도 개인적으로 스태프와 이렇게 친해진 것도 처음이다. 다 예쁘게 만나더라. 종방연에 오픈도 하고. ‘연인’의 연인들이라고 했다. 여러모로 성공적인 마무리라 행복했다.
[안하나 MBN스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