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프로야구 국가대표 오재원 씨와 강남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이른바 '람보르기니남' 등 100여 명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으로 투약한 의사가 구속됐습니다.
황당하게도 생일과 출소 기념으로 마약을 제공해 병원을 찾은 이들을 마약 중독에 빠뜨렸는데, 이렇게 벌어들인 돈만 40억 원이 넘었습니다.
심동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찰 수사관들이 병원으로 진입해 사무실 내부를 샅샅이 뒤집니다.
의료용 마약류가 무더기로 발견되고, 탈세를 위해 만든 위조 장부와 차명으로 개설된 통장을 찾아냅니다.
서울 청담동의 한 병원에서 의료용 마약류와 전신마취제를 불법 투약해오던 60대 의사 A 씨가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A 씨는 지난 2021년부터 105명에게 1만 7천여 차례에 걸쳐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투약하며 41억 원을 챙겼고, 범행에 가담한 병원 직원 14명 중에는 A 씨의 배우자도 있었습니다.
이 병원은 환자들의 생일이나 출소일에 맞춰 마약류를 할인하거나 무료로 제공하며 투약자들을 중독에 빠뜨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사망을 피하려 가족이나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로 범죄 수익을 관리하고, 탈세용 장부와 상담용 대포폰을 쓰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특히 마약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씨 등도 병원에 내원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강선봉 /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2계장
- "마약류 투약기록 거짓 보고 또는 미보고, 진료기록 거짓 작성, 자신이 고용한 실장·간호조무사, 가족 등의 명의를 부정 사용하는 등…."
경찰은 이른바 롤스로이스남 등 강남 일대 의료용 마약류를 제공한 병원 수사를 이어오다 지난해 2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스탠딩 : 심동욱 / 기자
- "경찰은 구속된 A 씨 등 115명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검찰에 넘기고 관련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심동욱입니다."
[shim.dongwook@mbn.co.kr]
영상취재 : 김태형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그 래 픽 : 주재천
화면출처 :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