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월급 나눠 갖기로 하고 대신 입대…징역 2년 6개월 구형

대신 입대하는 대가로 병사 월급을 반씩 나눠 갖기로
1970년 병무청 설립 이후 첫 적발 사례

↑ 군인 / 사진 = 연합뉴스

군인 월급을 반씩 나누기로 하고 대리 입영한 20대 남성 조 모(28) 씨에게 검찰이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오늘(9일)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 같이 구형하며,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한 점은 유리하지만, 국가 복무 시스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범죄로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씨는 2023년 7월, 강원 홍천군의 신병교육대에 최 모 씨 대신 입소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조 씨는 최 씨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알게 되었고, 최 씨는 조 씨의 제안에 따라 군인 월급의 절반을 주기로 하고 대신 현역으로 입영했습니다. 조 씨는 최 씨의 주민등록증과 나라사랑카드를 제출하며 최 씨로 위장, 입영 판정 검사를 받고 3개월간 군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사실은 최 씨가 병무청에 자수하면서 드러났습니다.

↑ 춘천지법·서울고법 춘천재판부 / 사진 = 연합뉴스

조 씨는 대리 입영 전 자신의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입대했다가 정신건강 문제로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1970년 병무청 설립 이후 첫 대리 입영 적발 사례입니다.

조 씨 측은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하면서도 사기 혐의는 법리적으로 무죄라는 주장을 유지했습니다.

그는 "(구속 이후) 하루하루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를 정말 많이 돌아보고 있다. 사회에 돌아가게 된다면 아버지를 따라서 조용히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그의 변호인도 "생활고와 정신질환으로 인해 범행에 나아간 점과 구속 이후 4개월간 수감된 점, 잘못을 인정하는 반성하는 점, 부모가 수시로 면회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등을 참작해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조 씨와 함께 범행을 꾀한 최 씨는 주소지 관할 법원에 불구속 상태로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고 공판은 2월 13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최유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t59026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