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재판부 "일반인들 심리 이용해 투자금 끌어모아…사회적 패악"
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사가 투자한 가상자산으로 9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사적으로 사용해 배임 혐의로 기소된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차남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 한글과컴퓨터. / 사진=연합뉴스 자료 |
수원고법 형사3-1부(원익선 김동규 김종기 고법판사)는 오늘(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35)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형량인 징역 3년을 유지했습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한컴 계열사가 투자한 가상화폐 운용사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 모(48) 씨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검찰의 추징금 96억 원에 대해 제출 증거만으로는 재산몰수법이 정한 범죄 피해 자산에 대한 추징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부분에 대한 검찰의 항소도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양형을 변경할 사정이 보이지 않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앞서 1심은 "한컴그룹의 총수 아들과 자회사 대표인 피고인들은 일반인들의 가상화폐 투자 심리를 이용해 투자금을 끌어모았다"며 "이를 고려하면 이 사건 범죄는 매우 중대하고 사회적 패악이며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 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국내 가상자산 컨설팅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1,457만 1,000여 개 매도를 의뢰해 수수료 등을 공제한 정산금 80억 3,000만 원 상당의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을 김 씨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또 2022년 3월 해외 가상자산 관련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400만 개의 운용과 매도를 의뢰한 후 운용수익금 15억 7,0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김 씨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받은 혐의도 있습니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 계열사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가상화폐입니다.
한컴그룹 측 자금으로 인수된 아로와나테크는 아로와나토큰 총 5억 개를 발행하면서 이를 디지털 6대 금융사업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상자산이라고 홍보했습니다.
아로와나토큰은 2021년 4월 20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됐으나, 2022년 8월 9일 거래소는 이 가상화폐 상장을 폐지했습니다.
검찰은 앞서 김 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습니
가상화폐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김상철(71) 한컴 회장은 아직 검찰이 수사 중입니다.
경찰은 아로나와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건 전반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올해 6월 김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