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 사상 초유 4겹 5중 수사 가능성…검·경·공수처에 상설특검

경찰, 120여 명 전담 수사팀 꾸려…검찰은 군검찰 파견 받기로
민주, 특검 수사요구안 통과 방침…특검 가동 시 특검이 주도할 듯

↑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사진=연합뉴스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일제히 '12·3 비상계엄 사태'로 고발된 윤석열 대통령 수사에 속도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상설특검까지 가동된다면 총 네 군데서 동시다발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공수처가 도입된 이후 동일 사안을 놓고 검·경·공수처와 특검이 한꺼번에 깃발을 세워 수사하는 사례는 헌정 사상 처음입니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군검찰 파견을 받기로 했습니다. 군검찰이 직접 수사하는 대상 사건은 아니지만 군검찰까지 포함하면 '5중 수사'가 됩니다.

오늘(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이날 비상계엄 사태 관련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박세현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꾸렸습니다.

합동 수사를 위해 특수본에는 군검사 등 군검찰 인력도 파견됩니다.

검찰은 그제(4일) 정의당 등으로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형법상 내란죄 혐의 고발장을 접수한 뒤 사건을 전날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찬규 부장검사)에 배당했습니다.

내부 법리 검토를 거쳐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 직접수사 대상에 미포함된 내란죄를 직접 수사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사안인 만큼 중대성과 정치적 파급력 등을 고려해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개별 부서 차원이 아닌 규모가 더 큰 특수본을 꾸리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수본에 투입될 정확한 수사인력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법조계에서는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수사를 위해 꾸려진 특수본 규모에 버금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당시 검찰은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역대 최대 규모인 30여명의 검사를 투입한 바 있습니다.

별도로 4건의 비상계엄 관련 고발을 접수한 경찰 역시 대규모 수사 인력을 투입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단은 이날 공지를 통해 120여명의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고 밝혔습니다. 안보수사단장인 송영호 국수본 안보수사심의관(경무관)이 수사를 총괄하기로 했습니다.

내란죄 수사는 경찰 소관이라는 게 경찰 측 설명입니다.

시민단체 등의 고발 건을 수사 중인 공수처 역시 사건을 수사4부(차정현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수사 방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날 검찰, 경찰과 마찬가지로 김용현 전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했습니다.

다만 공수처도 내란죄를 직접 수사할 수는 없어 직권남용 혐의를 먼저 수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여기에 상설특검까지 가동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수사요구안', 즉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을 상정한 뒤 법안심사 소위원회로 회부키로 결정했습니다.

민주당은 수사요구안을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수사 요구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즉시 가동되고,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특검이 가동에 들어가면 기존 수사기관의 자료를 넘겨받아 일괄 수사하게 되므로 특검이 수사의 주도권을 쥐게 됩니다.

다만 윤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지 않더라도 별도 처벌 규정이 없어 출범이 무기한 늘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또 특검의 경우 새로 편성된 기구이기 때문에 기존 수사기관에서 인력을 지원받아야 하는 현실적 문제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물적·인적 구성을 위한 준비 단계에서 한달에서 석달가량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정상적으로 특검이 가동될 경우 각 수사기관은 기존 수사를 중지하고 그동안의 수사 자료를 특검으로 넘기게 됩니다. 각 기관은 특검 가동 전까지는 수사를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복 수사'로 인한 예기치 않은 혼선과 비효율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조율이 이뤄질지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김유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ikoto2306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