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이 투쟁만 하기엔 불안했던 걸까요.
떠났던 전공의들이 일반의 자격으로 다시 의료 현장에 돌아오고 있습니다.
사직서를 낸 9천 명 중 절반이 병의원에 재취업했다고 하죠.
돌아온 일반의들이 의정 갈등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주목됩니다.
보도에 한범수 기자입니다.
【 기자 】
의사들이 이용하는 구인·구직 사이트입니다.
외과 1년 차를 마쳤다는 경기 지역 의사부터 인턴까지 수료했다는 부산 지역 의사까지….
사직 전공의들이 올린 구직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정부가 전공의 사직을 허용하고 나서 지금까지 9천백여 명의 사직이 확정됐는데,
이 중 4천6백여 명, 절반 정도가 일반의 자격으로 의료 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부분이 동네 병의원에 들어갔지만, 일부는 응급·중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상급종합병원에 취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력 공백과 수입 감소를 우려한 사직 전공의들이 투쟁에만 집중하지 않고 일단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전문의 1년차
- "일반의여도 피부 미용 같은 건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단순 감기나 근육통도 치료하는 데 문제가 없거든요."
이런 추세가 의정 갈등에 어떤 변화를 줄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떠난 전공의들이 일반의로 눌러앉으며 투쟁 결속력이 약해질 것이란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일시적인 현상일 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 인터뷰(☎) : 홍승봉 /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 위원장
- "(일반의로 취업하는) 기간이 더 길어지면 안 좋을 거 같아요. 전문의가 빨리 돼야 필수 의료라든가 전문적인 의료 행위를 할 수 있어서…. 국민적으로 봐도 큰 손실이고…."
전공의 일부가 돌아오고 있지만,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여전히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어 언제쯤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MBN 뉴스 한범수입니다. [han.beomsoo@mbn.co.kr]
영상취재 :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