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의 부실 공사와 공무원의 부실 감사가 원인이었던 성수대교 붕괴 사고는 대표적인 '인재'로 꼽힙니다.
벌써 30년이 됐는데요.
사고 이후 강산이 세 번 변했데도 안전 불감증에 따른 사고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노하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1994년 10월 21일 아침, 부서진 성수대교 교각 상판이 강물 위에 둥둥 떠있고, 구조대원들이 분주히 움직입니다.
상판과 함께 추락한 16번 버스는 종잇장처럼 구겨졌고, 교각 속 철근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건설사의 부실 공사와 서울시의 부실한 관리로 32명이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성수대교 참사, 꼭 30년이 지났습니다.
위령제에 참석한 유족들에게 그날의 충격은 여전히 깊은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양수 / 성수대교 사고 유가족
- "그때 (동생이) 스물여덟이었어요. 회계사 1차 합격하고 다음 날 저랑 만나기로 했어요. 세월이 지나 계속 이 길을 다닐 수가 없었어요."
▶ 인터뷰 : 김학윤 / 성수대교 사고 유가족
- "조금만 더 관심과 기본에 충실했다면…. 모두가 안전요원이라는 생각으로 안전 불감증의 굴레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야…."
▶ 스탠딩 : 노하린 / 기자
- "이번 위령제에는 무학여고 학생들과 유가족 5가족을 포함해 4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 이후에도 부실공사와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인재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1995년 삼풍백화점부터 2014년 성남 환풍구 시설, 2022년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지난해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까지 모두 무리한 설계와 부실 공사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 인터뷰 : 정진우 /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
- "시스템 개선은 게을리하고 처벌 강화하는 쪽에 집중하다 보니까…. 규제를 위한 규제, 적발을 위한 적발로만 매몰되어 있는 것도 고비용 저효과 행정의 주범…."
더 이상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유가족들은 안전한 나라로의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MBN뉴스 노하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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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그 래 픽 : 양문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