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7명이 숨진 부천 호텔 화재 당시, 대형 사다리차가 현장에 있었지만 대기하다가 철수했습니다.
소방당국은 "도로가 좁아서 쓰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소형 사다리차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부천 호텔 화재 당시, 투숙객 두 명은 7층에서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현장엔 15층 이상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차가 두 대나 있었지만 주변에서 대기했고, 대신 에어매트를 펼쳤습니다.
▶ 인터뷰 : 조선호 /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 (지난 8월)
- "투숙객이 창문 밖으로 구조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바로 에어매트를 설치했습니다. 2명이 낙하를 했는데 안타깝게도 사망했습니다."
전장이 긴 대형 사다리차는 길 모퉁이를 돌기 어렵고, 안정적으로 운행하려면 지지대를 펼칠 공간이 필요합니다.
반면 이 보다 작은 사다리차는 사다리 길이는 짧지만 좁은 도로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이 사다리차는 3.5m의 공간만 있으면 지지대를 세우고 사다리를 펼칠 수 있습니다. 건물 10층 높이까지 안정적으로 올라올 수 있어 좁은 골목에서도 효과적으로 구조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작은 사다리차는 마을버스 크기로 건물과 건물 사이에 들어가 사다리를 펼 수 있습니다.
인명구조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장비지만, 일부 지역은 소형 사다리차가 멀리서부터 달려와야 합니다.
경상북도는 서울 면적의 4.3배에 달하는 2천6백㎢당 1대가 있고, 서울 면적의 20배에 달하는 전라남도는 소형 사다리차가 딱 한 대만 있습니다.
건물 밀집 구역이 많은 경기도도 서울 절반 면적에 1대꼴로 있습니다.
활용도가 떨어지는 차를 줄이고 소형 사다리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 인터뷰(☎) :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현장의 상황이 변화무상하기 때문에 공간이 좁고 계단으로 진입하기가 용이하지 않을 경우에는 소형 사다리차를 빠르게 펼쳐서…."
화재 골든타임은 7분, 이 시간 안에 각 화재 현장에 꼭 맞는 사다리차가 도착할 수 있어야 합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