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에겐 골칫거리 전화였겠죠.
무려 3천 곳의 식당에 전화를 걸어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났다며 합의금을 요구한 이른바 '장염맨'에게 법원은 비교적 무거운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김경기 기자입니다.
【 기자 】
40대 A 씨는 휴대전화에 전국 맛집으로 검색해서 나온 음식점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일행과 식사했는데 장염에 걸렸다"며 합의금을 요구했고.
거부하면 "구청에 알려 영업을 정지시키겠다", "법적 책임을 각오하라"고 협박했습니다.
- "사장 전화번호 지금 문자로 5분 안에 보내세요. 문 닫기 싫으면…."
A 씨가 전화를 걸어 함의금을 요구한 식당은 모두 3천여 곳.
제주 등 지역도 가리지 않았는데, 방문한 적도, 식사를 하고 배탈이 난 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겁에 질린 업주들은 많게는 수백만 원을 합의금 명목으로 이체했습니다.
▶ 인터뷰 : 당시 피해 업주
- "저도 직접적으로 확인을 하거나 다시 통화를 해서 진단서를 받거나 했어야 했는데, 경황이 없다 보니까…."
작년 6월부터 10개월간 450여 명의 업주에게 총 1억여 원을 뜯어 낸 A 씨, 지난 4월 경찰에 덜미가 잡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원은 불특성 다수를 상대로 범행해 비난가능성이 크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 인터뷰(☎) : 주영글 / 변호사
- "피해금액이 1억 원이 넘는데 피해회복이 되지 않았고, 동종범죄로 실형을 살고 출소한 지 2개월 만에 범행해서 가중 처벌이 된 사안입니다."
A 씨는 추적을 피하려고 범행 기간 동안 29차례 전화번호를 바꿨고, 밤에는 휴대전화를 끄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 goldgame@mbn.co.kr ]
영상편집 : 이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