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 전후 2주를 '비상응급 대응 주간'으로 삼고, 전공의가 이탈한 이후 처음 맞는 명절 연휴에 의료 공백을 메우려고 총력을 쏟고 있죠.
하지만 곳곳에서 차질이 빚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정부는 3차 병원 응급실 대다수가 연휴 내내 가동된다고 했지만 의사가 없거나 부족해서, 문만 열어놓고 제대로 진료가 안 되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정부는 추석 연휴 첫날인 오늘(14일) 전국의 병·의원 2만 7,766개소가 문을 연다고 밝혔습니다.
응급실은 409개소 가운데 2개소를 뺀 407개소가 연휴 기간 매일 24시간 운영된다고 안내했습니다.
수치만 보면 전체의 99% 응급실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수도권 A 권역응급의료센터
- "정형외과 진료는 응급실에서 당장 안 돼서 나중에 외래 통해서 오시거나 전원 가실 수 있으세요. 의료 파업 관련해서 정형외과 (진료가) 제한이 되거든요."
▶ 인터뷰 : 서울 B 대학병원 응급실
- "안과 진료가 안 돼서요. 119 문의하셔서 안과 진료 가능하신 곳에 한 번 문의를…."
응급실 종합상황판을 봐도 상당수 병원에 진료 불가 관련 메시지가 떠 있습니다.
소위 빅5 병원 중 한 곳은 오늘 의료진 부족을 이유로 '환자 수용 불가' 혹은 '부분 수용만 가능하다'는 공지를 띄운 질환만 13개나 됩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급의학 전문의 10명 중 9명 이상이 현재 응급실 상황을 '위기'라고 답한 가운데, 진짜 위기는 연휴 이후 본격화될 거란 우려도 큽니다.
▶ 인터뷰(☎) : 이형민 /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
- "(상황이) 호전될 만한 요인이 전혀 없고요. 10월달 보면 징검다리 연휴들이 쭉 있거든요. 끝나는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매번 반복되는 일…."
지칠 대로 지친 환자와 현장에 남은 의료진들을 위해서라도 정부와 의료계 모두 결단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shine@mbn.co.kr]
영상취재: 이재기 기자
영상편집: 이동민
그래픽: 이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