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주의 논란' 상징물 특정 없이 미디어아트 등 신기술 새 디자인…9월 공모
↑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늘(20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서울시가 시민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광화문 일대를 자유와 인류평화의 상징 공간으로 조성합니다.
시는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을 위한 시민 의견 수렴 결과 이같이 결정했으며 오는 9월 설계 공모를 추진한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다만 시는 대형 태극기 게양대 같은 구체적 상징물을 특정하거나 조감도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국가상징물의 여러 가능성은 열어두되 자유와 평화 등 보편적 가치를 내세워 논란 여지를 줄이고 시민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시는 6월 25일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광화문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상징물을 세운다는 게 뼈대였습니다.
하지만 태극기가 너무 부각돼 국가주의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과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미학적 논란이 있었습니다. 결국 시는 지난달 11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간 시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찬반은 6대 4의 비율을 보였습니다. 상징공간 조성에 찬성 59%(308건), 반대 40%(210건), 기타 1%(4건)였습니다.
적합한 상징물로는 태극기가 215건(41%)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무궁화 11건, 나라문장 및 국새 각 2건, 애국가 1건 등이었습니다. 이 밖에 훈민정음, 소나무, 역사정원, 6·25 참전국 국기, 독도 등 각종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미디어아트나 빛조형물을 활용해 예술성을 겸비한 공간으로 꾸미자는 제안, 국기게양대 형태의 미디어폴을 비롯해 키네틱아트 등 예술적 조형미를 살린 상징물을 만들자는 의견, 해시계·훈민정음 등 역사성이 깃든 상징물로 광장 위상을 높이자는 구상 등이 접수됐습니다.
반대 의견도 있었습니다. '현재 광화문광장 인근에 국기 게양대가 있어 추가 상징물은 불필요하다', '세종대왕상 등 기존 국가상징물로도 충분하다', '정책 및 예산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에서입니다.
↑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주요 시민 제안 디자인 / 사진=서울시 제공 |
시는 전체 여론을 토대로 국가상징공간 조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새로운 키워드로는 자유와 평화를 제시했습니다.
시는 ▲ 상징공간의 의미 ▲ 시민과의 소통 ▲ 디자인 다양성 및 최첨단 기술 접목 등 크게 3가지에 초점을 맞춰 시민 공감을 끌어내는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을 본격 추진합니다.
참전 장병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의미를 담으면서도 상징공간이 세계인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주는 광장으로 거듭나도록 한다는 구상입니다.
시는 의견 수렴 결과에 대해 전문가 자문과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이를 바탕으로 지침을 마련해 9월 설계 공모를 추진합니다.
이어 12월 기본 및 실시 설계에 착수하고, 내년 5월 착공해 9월 준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과 면밀히 협력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중앙부처의 국가상징공간 조성계획에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다양한 시민 의견을 중심으로 광화문광장에 인류 보편의 가치와 후손에게 물려줄 희생과 헌신의 의미를 모두 담은 조형물을 설치해 국민이 공감하고 세계인이 소통하며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