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아나운서 공개 채용은 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경쟁 없이 학원 추천을 받아 입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일부 학원이 채용 추천을 미끼로 수백만 원짜리 강의를 등록하라고 유도하고 있다는 건데요.
안정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아나운서 준비생 A 씨는 최근 자신이 지망하는 방송사에서 공채도 열지 않고 합격자가 발표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공개채용 대신 아나운서 학원에서 추천을 받는 이른바 '학원 추천 채용' 때문이었는데, 학원생이 아니면 추천 대상에도 끼지 못합니다.
▶ 인터뷰 : A 씨 / 아나운서 준비생
- "서류를 내 볼 기회도 없다 보니까…방송국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돈 주고 사는 게 아닌가…."
직접 학원 상담을 받아보니 대형 방송사를 줄줄이 언급하며 등록을 유도합니다.
▶ 인터뷰 : ㄱ 학원 관계자
- "이 때 OOO에서 공채를 안 연 건가요?"
= "네, 추천으로 갔어요…우리 학원 추천으로 OOO합격, OOO에서도 작년에 우리 학원에만 추천 들어왔어요."
특정 과정을 추가로 수강하면 추천 횟수를 늘려주겠다는 곳도 있습니다.
▶ 인터뷰 : ㄴ 학원 관계자
- "8개월(과정) 해 주시면 아무래도 우리 가족으로 생각을 하죠…그리고 심화반 때부터 추천이 집중이 돼요."
대학생 B 씨도 비슷한 권유를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 인터뷰 : B 씨 / 아나운서 준비생
- "고급반 듣고 눈도장 열심히 찍으면 추천 채용 들어올 때 좋은 결과 있을 거다…."
복잡한 절차를 피하려는 방송사의 인사채용 방식을 학원들이 수강료 수익을 높이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셈인데 근로기준법상 '중간착취'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임창근 / 노무사
- "근로관계에 영리를 목적으로 개입하는 거예요…추천 제도라는 외관을 쓴 중간착취가 이루어지고 있다…."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학원 추천 채용, 공정한 기회를 바라는 젊은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MBN 뉴스 안정모입니다.
[an.jeongmo@mbn.co.kr]
영상취재 : 안지훈 기자, 정상우·신성호 VJ
영상편집 : 이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