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고양이가 노는 캣타워 옆에서 불이 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불을 낸 범인은 다름 아닌 햇살이었는데, 요즘처럼 태양이 작열할 땐 햇살 때문에 집 전체가 불에 탈 수 있다고 합니다.
강세현 기자입니다.
【 기자 】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고 도로가 펄펄 끓습니다.
▶ 인터뷰 : 구갑서 / 서울 용답동
- "그전에는 제가 양산을 절대 안 썼는데 너무 뜨겁다 보니까 안 쓸 수가 없더라고. 보통 햇볕이 아닌 거 같아요."
강렬한 햇살은 불을 내기도 합니다.
올봄 부산에서 고양이가 쓰는 캣타워 주변에서 불이 났는데, 투명 해먹에 물이 고여 돋보기처럼 빛을 모아 불을 낸 것으로 밝혔습니다.
비슷한 조건을 만들어 실험해보니 해먹이 빛을 모아 톱밥에 열을 가하자 불이 붙습니다.
온도는 500도를 넘어갑니다.
수건도 쉽게 태우고, 소파 가죽에 구멍을 낼 정도로 온도가 올라갑니다.
▶ 인터뷰(☎) : 장명길 / 부산 강서소방서 화재조사관
- "수 분 내 돋보기 효과에 의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캣타워 투명 해먹에 물이 담긴 상태에서 햇볕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화장할 때 쓰는 확대 거울도 불을 낼 수 있습니다. 확대 거울은 오목거울로 만들어지는데, 햇빛을 한 곳으로 모아 줍니다."
햇볕 아래에 두고 빛이 모이는 곳의 온도를 재보니 곧바로 200도 가까이 올라가는데, 실제로 거울이 창틀을 태운 화재도 있었습니다.
물이 담긴 페트병도 빛을 모을 수 있고, 스테인리스 대야도 빛을 반사해 불을 낼 수도 있습니다.
여름 기온이 유달리 높았던 2018년 돋보기 화재가 많이 발생했는데, 올여름도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의해야 합니다.
화재를 예방하려면 창가나 베란다에 빛을 반사할 수 있는 물건을 치워야 합니다.
특히 외출했을 때 불이 나면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나가기 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 이새봄
화면제공 : 부산 강서소방서
자료출처 : Facebook 'Sonoma Valley Fire Distri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