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논평 】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SK 주식 형성 과정에서 선대 회장의 기여분과 최 회장의 기여분을 사실상 100배나 왜곡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판결의 뼈대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는데, 2심 법원은 최 회장의 지적 직후 판결문에서 해당 오류를 수정했습니다.
홍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최태원 SK 회장은1994년 SK의 전신인 대한 텔레콤 주식을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증여받은 돈으로 주당 400원에 매수했습니다.
이후 액면분할을 거쳐 주당 가치는 50분의 1인 8원으로 줄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선대 회장의 사망 시점인 1998년엔 이 가치가 100원으로 12.5배, 2009년엔 3만 5천6백50원으로 355배 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선대 회장 사망 후 가치가 급격히 늘어난 걸 근거로 최태원 회장이 자수성가했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최 회장 측은 1998년 당시 가치는 100원이 아닌 1000원이라며, 두 회장의 기여분을 10배씩 사실상 100배 왜곡했다면서 상속 받은 재산임을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한상달 /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 회계사
- "회장 승계 이전의 기업 가치가 훨씬 더 많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반대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는…."
▶ 인터뷰 : 이동근 /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 변호인
- "판단대로라면 최 회장은 '자수성가한 재벌 2세'라는 형용 모순에 빠지게 됩니다. 단순히 숫자를 고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하지만 노소영 관장 측은 "여전히 주식의 막대한 상승을 이룩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반박했습니다.
다만 서울고등법원은 기자회견 직후 판결에서 주식 가치와 늘어난 양을 최 회장의 주장대로 바꿨습니다.
SK주식이 재산 분할에 있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대법원이 해당 쟁점을 어떻게 판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그래픽 : 최진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