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고수익 보장" 현혹해 530억원 가로챈 집사 '징역 15년'

재판부 "명품 구매하며 호화 생활"…반성문에는 '십계명' 인용

↑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이미지.) / 사진=연합뉴스

강남 대형 교회에서 신뢰를 쌓은 교인들에게 투자금 530억여원을 편취한 60대 집사가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집사 신모(66)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신씨는 2016년 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대기업이 회계 감사를 받을 때 채무금을 빌려주고 높은 수익금을 받는다', '돈을 빌려주면 정치자금 세탁이나 기업 비자금 세탁에 사용해 큰 수익을 얻은 다음 1개월 내에 수천퍼센트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교인 등 53명을 속여 530억여원의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추가로 투자하기를 망설이는 교인들에게 '하나님이 고수익을 보장한다', '기도의 힘을 믿으라'며 현혹시키기도 했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신씨는 매일 새벽기도에 참석해 각종 봉사·장애인 단체에서 봉사하며 교인들에게 신뢰를 쌓은 것을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평소 자신이 대단히 성공한 사업가인 것처럼 부를 과시해 주변의 동경을 사는 한편 높은 수익금을 줄 수 있는 것처럼 현혹했다"며 "피해자들에게 수익금을 일부 지급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자신에게 재투자하도록 했고, 당장 돈이 없는 피해자에게는 대부업체 대출을 통해 투자하도록 유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 상당수는 피고인을 굳게 믿고 집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평생을 힘겹게 모은 전 재산과 자녀 등록금·결혼자금을 투자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재판부는 "가정이 파탄에 이른 피해자가 상당수 존재하는 반면 피고인은 편취한 돈으로 고급 주택에 월세로 거주하며 각종 명품 의류와 가방 등 사치품을 구매해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했다"고 질책했습니다.

그러면서 신씨가 반성문에 "성경말씀 십계명 중 '네 이웃에 대해 거짓 증언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기게 한 것에 많이 뉘우친다"며 피해자들이 거짓 진술을 한 것처럼 적은 점을 언급하며 "실제로 깊이 반성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