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나오는 거미줄로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그런데 범죄 예방을 위한 현대식 족쇄, '전자발찌'가 놀랍게도 이 스파이더맨 만화에서 시작된 걸 아십니까.
만화에서 악당이 스파이더맨에게 묘한 장치를 부착하는데, 이게 바로 스파이더맨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장치였고, 1984년 미국 뉴멕시코주 지방 법원의 판사였던 잭 러브가 이 만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출소한 범죄자를 추적할 수 있게 전자발찌를 고안해 냈거든요.
우리나라엔 2008년부터 도입돼 꾸준히 진화를 거듭해 왔지만, 이 전자발찌를 끊어내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분명 이것도 범죄인데 처벌이 약하다는 겁니다.
강간상해죄로 10년간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았지만, 전자발찌를 과도와 사포로 절단한 남성은 벌금이 고작 150만 원이 다였고,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전자장치를 다는 조건으로 가석방된 남성은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했지만, 징역 6개월 받은 게 다였습니다.
최근 2년간 전자장치 훼손 사건 1심 판결문 27건만 살펴봐도, 3분의 2가 1년 미만의 징역형이나 집행유예, 벌금형이었죠.
마음만 먹으면 잘라내고 '잡히면 벌금 좀 내고 말지'란 생각 안 들까요.
전자발찌를 훼손할 경우 7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라고 법에 명시돼 있는 이유는, 피해자들을 고려해서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혹시나 출소한 그들이 전자발찌를 끊고 복수하러 오지 않을까 떨 수밖에 없거든요.
"내가 더 많이 죽이지 못 한 게 한이 된다. 당연히 반성 안 하지, 사회가…." - 강윤성 / 2021년 8월, 피의자 심문 후
2021년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이 한 말입니다. 어째서 법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더 생각하게 됐을까요.
미국에선 범죄자에게 관대한 정책을 펼치는 도시에서 특히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전자발찌를 끊으면 큰 벌을 받는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추가 형벌을 내려도 모자랄 판에 관대한 처벌로 범죄자들에게 모험심을 길러주다니요.
법정은 범죄자들에게 도전감을 길러주는 곳이 아닙니다. 처벌을 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말아야지 반성하고 갱생시키는 곳입니다. 국민 월급으로 사는 분들이 본인들이 왜 거기 앉아 있는지, 자기들이 모른다는 게 말이 됩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전자발찌 훼손, 무관용이 답이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