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 도구 안 빼?" 중고 거래로 만난 남성, 모텔에 여성 감금…'벌금형'

피임 도구 빼라는 제안을 거절하자 감금해
이성 부장판사 "초범이고, 행사한 폭력이 크게 중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터넷 중고 거래를 통해 알게 된 남성이 여성과 성관계 중 피임 도구를 빼지 않겠다는 여성의 대답을 듣고 40분 넘게 감금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어제(16일) 울산지법 형사1단독 이성 부장판사는 감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A씨와 피해 여성 B씨는 지난해 5월 인터넷으로 중고 거래를 하다 알게 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후 A씨는 B씨와 함께 술을 마신 다음 같은 날 밤 한 모텔에서 성관계를 하게 됐습니다.

그는 성관계 도중 피임 도구를 빼자고 제안했고 B씨가 거부하자 다툼이 일었습니다.

B씨는 옷을 입고 짐을 챙긴 뒤 모텔 객실을 나가려 했고 A씨는 B씨가 나가지 못하도록 막고 손목을 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B씨에게 술값 중 절반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B씨는 술값을 보냈다고 했지만, 객실 밖으로 나갈 수 없었습니다.

결국 모텔 객실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질렀고 A씨가 창문을 닫는 틈을 타 밖으로 도망쳤습니다.

A씨는 B씨를 약 43분 동안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부장판사는 "피해자 진술은 수사기관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면서 당시 정황과도 부합하는 등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며 "A씨도 사건 이후인 지난해 8월 피해자에게 자신이 경솔했고 상처를 줘서 걱정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범행 동기와 경위, 수단, 그로 인해 피해자가 받았을 고통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피해 변제 내지 회복 등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A씨가 초범이고 행사한 폭력이 크게 중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