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어요"
"누가 그래?"
"누가 그럽디다"
1923년 일본 관동 지역에선 대지진 피해로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며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거나 '불을 질렀다'는 유언비어가 나돌았습니다.
언론사까지 나서 이 가짜 뉴스를 전했고
일본인의 분노가 '조선인 학살'로 이어진 건 대표적인 거짓 뉴스의 비극입니다.
100년이 흘러 디지털이 지배하는 이 시대
전 세계가 온라인과 SNS를 통해 떠도는 더 많은 정체불명의 가짜 뉴스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이 가짜뉴스에 잘 속는 연령대가 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의 테스트 결과, 10대와 20대가 노년층보다 가짜 뉴스를 판별하는 능력이 4배 더 낮게 나타났거든요.
우리라고 사정이 다를 리 없죠.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하루종일 끼고 있으니까요.
유튜브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본다는 청소년 비율은 2019년 30.8%에서 2022년 63.7%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유튜브에 나도는 가짜 뉴스들은 그림, 영상을 그럴 듯하게 합성하고 AI 음성까지 입혀놓으니 마치 진짜 언론보도를 보는 듯하죠.
- 영화 '내부자들' (2015)
"팩트에 집중하세요. 미친개들이 짖는다고 날뛰지 말고."
미국 뉴저지주와 캘리포니아주는 청소년들이 허위 정보를 걸러낼 수 있도록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미디어 리터러시', 미디어를 해석하고, 진짜 가짜를 구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영어나 수학 같은 핵심 과목처럼 어릴 때부터 미디어 문해법을 가르치겠다는 겁니다.
한술 더 떠 미 유타주는 SNS가 술이나 담배만큼 해로울 수 있다며 내년 3월부터 미성년자 자녀의 SNS 가입과 사용 시간을 부모가 제한할 수 있게 했고
유럽연합은 지난 8월부터 SNS 플랫폼이 유해·불법 콘텐츠를 신속히 제거하고 예방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으면 연간 글로벌 수익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내게 했습니다.
우리도 손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내 아이가 가짜 다이아몬드를 비싸게 사오면 속이 터지시겠지요.
아예 처음부터 다이아몬드를 구입하지 못하게 막지 못할 거라면 진짜 다이아몬드와 가짜 다이아몬드 구별법을 가르쳐야하지 않을까요.
심지어 내 아이의 생각을 망치고 곡해시키는 가짜 뉴스는요, 이건 가만 놔두시겠습니까.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데
남을 알긴커녕 내가 아는 게 진짠지 가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 아이들이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가짜 뉴스 구별법 배워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