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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마지막 순간까지 봉사하는 삶 살았다

기사입력 2023-10-06 08:28 l 최종수정 2023-10-06 08:46
귀국 후 건강악화 전 스스로 시신 기증하기로 결심해

"소록도 천사"로 알려진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 / 사진=연합뉴스
↑ "소록도 천사"로 알려진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 / 사진=연합뉴스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소록도 천사’로 불리며 약 39년 동안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헌신했던 마가렛 피사렉(한국명 백수선) 간호사가 향년 88세로 지난 9월 선종했습니다.

6일(현지시간) 마가렛 간호사의 유족과 지인에 의하면 마가렛 간호사의 시신은 티롤주 주립병원이기도 한 인스부르크 의대 병원에 안치돼 있습니다.

고인의 주검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 후 이 대학 의학부 해부학실에 기증될 예정입니다. 이는 오래전부터 세상을 떠나면 본인의 시신을 의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입니다.

의사로 활동하다 은퇴한 노베르트 피사렉씨는 "최근처럼 건강이 악화하기 전에 이미 본인이 뜻을 세워 두신 것"이라며 "마가렛은 삶을 마감한 후에도 자신의 몸이 좋은 일에 쓰이는 것을 바랐다"고 전했습니다.

마가렛 간호사는 폴란드 태생으로, 오스트리아 국립간호대학을 졸업한 후 1966년부터 전남 소록도에서 39년간 격리 수용된 한센인을 위해 봉사해왔습니다.

의사들도 한센인들과 접촉하기 꺼려했는데도 불구하고, 마가렛 간호사는 한센인들의 짓무른 손발을 맨손으로 소독하고 돌보는 등 정성을 다해 헌신했습니다. 환자들은 감사와 존경의 뜻을 담아 ‘마가렛’ 또는 ‘수녀님’이라고 불렀습니다.

70세를 넘긴 마가렛은 나이가 들며 건강이 악화되자 ‘소록도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취지의 편지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1962년부터 소록도 봉사를 시작한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한국명 고지선·89)와 함께 2005년 오스트리아로 귀국했습니다.

이후 마가렛 간호사는경증 치매를 앓으며 요양원에서 생활하다, 최근 대퇴골 골절로 수술을 받던 중 선종했습니다.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왼쪽)와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 / 사진=연합뉴스
↑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왼쪽)와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 / 사진=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마가렛과 마리안느에게 1

972년 국민훈장, 1983년 대통령표창,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여했습니다. 현재 국립소록도병원은 두 간호사가 살았던 집을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집’으로 이름붙여 보존하고 있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타적인 삶을 살아간 마가렛 간호사의 장례미사는 오스트리아 현지 시각 7일 오후 3시30분 인스브루크의 한 성당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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