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의료과오로 의사에게 형사책임…방어 진료 양산"
법원 "4년 넘게 재판이 이어진 건 해당 의사 오진 때문"
↑ 대한의사협회. / 사진=연합뉴스 |
항문수술로 70대 환자가 쇼크로 사망해 당시 오진을 한 40대 외과 의사가 법정에서 1심 판결에 항소했습니다.
어제(25일) 인천지법 형사4단독(안희길 판사)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외과 의사 A(41)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마찬가지로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징역형과 달리 강제노역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26일) A씨는 변호인을 통해 인천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1심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법원이 법리를 오해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검찰은 아직 항소하지 않았지만, 피고인이 항소함에 따라 2심 재판은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1심 법원이 소송 기록을 정리해 넘기면 항소심을 담당할 재판부가 결정됩니다.
한편 의사단체는 오늘(26일) 성명서를 내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환자와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도 "도주 우려가 없는 의사를 1심 선고 때 구속한 것은 과잉 사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이어 "의료과오로 의료진에게 형사 책임을 지우는 판결은 결국 방어 진료를 양산하게 돼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판결 확정이 안 됐는데도 법정 구속까지 한 재판부의 판단은 매우 부당한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앞서 A씨는 2018년 6월 15일 인천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환자 B(사망 당시 78살)씨의 증상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사망 전에 B씨는 십이지장궤양으로 인해 대변을 볼 때마다 출혈했
결국 B씨는 치루 수술을 받은 다음 날 빈혈로 쓰러졌고, 이후 11시간 만에 저혈량 쇼크로 숨졌습니다.
최근 1심 법원은 4년 넘게 이어진 재판 끝에 A씨의 오진으로 인해 조치가 늦어져 B씨가 숨졌다고 판단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