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회-교육청' 갈등, 70년 전통 초등학교 이전될까?

현재 학부모 투표 진행 중
동문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
교육지원청 "이전하지 않으면 추후 폐교 가능성도"

↑ 병점초등학교/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화성 병점초등학교는 개교 70여 년 전통을 가진 초등학교입니다.

현재 병점초등학교 이전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동문회를 중심으로 이전을 반대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오늘(19일) 경기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 병점초는 교육지원청이 지난달 병점초에 대한 신설대체이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화성시 진안동에 위치한 병점초는 1946년 태장국민학교 병점분교장으로 문을 연 뒤 1949년 병점국민학교로 승격됐습니다.

올해 1월 73회 졸업식까지 모두 8274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인근에 동탄신도시가 들어서고 태안지구가 개발되며 병점초 학생 규모는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병점초가 위치한 진안동의 인구가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병점초 학생 수는 2006년에 30학급 1150명에서 2013년 24학급 509명으로 줄었고 지금은 7학급 149명에 불과합니다.

이에 교육청은 현재 병점초에서 직선거리로 1.5km가량 떨어진 능동 지역으로 신설대체이전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곳은 현재 태안지구에 속해 있으며 택지개발 진행으로 인구 유입으로 인한 학생 수요가 있는 지역입니다.

교육지원청은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2027년 3월 이전에 개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동문회 등의 반대 여론이 변수입니다.

학교의 신설대체이전은 '적정규모 학교 육성 매뉴얼'에 따라 사전 의견수렴, 설명회, 학부모 투표, 경기도교육청 자체투자심사, 행정기구 설치조례 개정, 예산편성, 설계 및 공사 순으로 진행됩니다.

병점초의 경우 어제(18일)부터 학부모 투표를 시작했습니다. 투표는 오는 26일까지 진행됩니다.

2027년 개교가 목표여서 실제 이전 대상은 현재 1,2학년 뿐이지만 투표 결과는 선뜻 예상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번 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하면 이전 계획은 중단됩니다.

한편 병점초 동문회는 오늘 오후 이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에 동문회와 교육지원청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동문회 관계자는 "일방적인 행정으로 병점초를 이전하려는 교육 당국 때문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8000여 명의 동문과 지역주민, 학생과 학부모들은 작금의 현실에 통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이 꾸준히 줄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전망돼 이전 계획을 세웠다"며 "학부모 투표에서 반대표가 많이 나오면 이전 계획은 없던 것이 되지만, 이전이 중단되고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 지속할 경우 추후 폐교 가능성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