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라고 항암 치료를 무조건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재발 위험이 낮으면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는데, 이때 위험 여부를 진단키트로 판별합니다.
그런데, 국내 54개 병원과 제휴를 맺은 업체의 진단키트가 수출 허가만 받고 헝가리에서 검사를 하는 '우회 검진'을 하고 있습니다.
규제의 허점을 이용한 겁니다.
최희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3년 전 유방암 판정을 받아 수술한 남 모 씨는 이후 6번의 항암치료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남 모 씨 / 경기 양평군
- "토하기가 계속 토하는데, 싸기를 계속 싸는데 설사가 나오는데 새까매 뭐 먹을 수도 없어. 나는 항암 맞으면 안 되는 사람이구나…."
이처럼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는 재발 위험이 낮다고 판단하면 생략할 수 있는데, 위험도는 진단키트를 통해 판별합니다.
국내 54개 병원과 제휴한 이 진단키트는 국내 회사의 제품입니다.
문제는 해당 제품이 단순한 증빙만 제출하는 수출용 허가만 받았고, 임상시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업체 관계자
- "국내 허가는 없지만 해외에서 인증된 유전자 검사 기관을 통해서 (확증 임상시험) 진행 중에 있어요."
이 때문에 국내 환자의 진단키트를 헝가리에 있는 검사소로 보내 판별하고 결과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같은 우회 검진에 대해 국내에는 제재할 규정은 없습니다.
▶ 인터뷰 : 박성민 / 변호사
- "식약처 허가도 안 받았고 그냥 외국에 갖다 놨다고 해서 괜찮아진다고 볼 수는 없는…."
▶ 인터뷰(☎) : 김미애 / 국민의힘 의원
-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검사를 받고 항암치료 방향을 결정하면 피해는 유방암 환자들이 봅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뒤늦게 국내 허가 없는 '해외 검사 서비스'에 대해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최희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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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황주연VJ
영상편집:송현주
자료제공:김미애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