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이 증가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3만 5천 명에 육박하던 자살자 수가 2010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지난해에는 2만 1,800여 명으로 감소했고 1만 명대로 낮아질 거라는 기대도 있는데, 자살률을 낮춘 저변에는 시민단체가 있었습니다.
이혁준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도쿄의 번화가 이케부쿠로에 시민단체 '본드 프로젝트'의 거리 패트롤팀이 출동했습니다.
▶ 인터뷰 : 본드 프로젝트 거리 패트롤
- "갑자기 놀랐지요? 이케부쿠로에서 이바쇼(안식처)를 운영 중이거든요."
가출 청소년이 상담을 받으며 휴식할 수 있는 '이바쇼'로 안내하기 위해서입니다.
온라인 패트롤팀은 해시태그로 '죽고 싶다'는 자살 암시 글을 찾아 돕겠다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본드 프로젝트는 자살 위기에 처한 10대와 20대 여성을 직접 찾아나서고 상담하기 위해 모인 시민단체(NPO)입니다.
▶ 인터뷰 : 나츠코 타케시따 / 본드 프로젝트 사무국장
- "10대·20대 여성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전문가 상담을 해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기도 하죠."
가족의 학대로 자살을 시도했던 카나는 16살 때부터 6년째 본드 프로젝트의 쉼터에 머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카나 / 본드 프로젝트 쉼터 거주자
-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이렇게 살지 못하고 죽었을 것 같아요."
스마트폰에 '죽고 싶다'와 관련한 300개 단어를 입력하면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당신에게'라는 상담 안내문이 뜹니다.
자살 관련 검색만 한 달에 20만 건이 넘는다는 데 착안한 시민단체 오바(OVA)의 자살 예방 서비스입니다.
▶ 인터뷰 : 이토 지로 / 오바(OVA) 대표
-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검색 연동을 통해서 죽고 싶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일본의 시민단체는 지방 정부에 사업을 제안하고 지원금을 받는데, 국내에는 이같은 청년 자살 예방 시민단체는 없다시피 합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도쿄)
- "자살은 정부의 힘에 기대기만 해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시민단체가 길거리와 인터넷에 나서고, 소리 없는 비명에 기울일 귀를 여는 이유입니다. 도쿄에서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한남선
그래픽: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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