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으로 초토화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고급 휴양지로 만들겠다고 해서 국제사회에서 비판이 일었죠.
그런데, 휴양지로 꾸며진 가자지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영복을 입고 즐기는 AI 가짜 영상이 나돌고 있습니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 영상을 올렸는데, 지지자들도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한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폐허로 변한 가자지구 통로를 지나자 화려한 네온사인이 걸린 고층빌딩과 야자수가 펼쳐진 해변이 등장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댄서와 춤을 추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수영복 차림으로 칵테일을 마십니다.
머스크로 보이는 인물은 공중에 돈을 뿌리기도 합니다.
AI로 제작된 '트럼프 가자 리조트' 영상으로, 영상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직접 올려 화제가 됐습니다.
(현장음)
- "더 이상 터널도 공포도 없어요. 트럼프의 가자가 드디어 찾아왔습니다!"
CNN 등 외신은 기괴하고 웃을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살마 압델라지즈 / CNN 영국 특파원
- "이 영상은 기괴합니다. 어떤 이는 모욕적이라 말할 겁니다."
현직 대통령의 파격적 행보에 지지자들마저 "트럼프가 아픈 것 같다", "신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하마스를 비롯한 가자지구 주민들 역시 수치스러운 영상이라며 분노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 인터뷰 : 자말 아부 카테르 / 가자 지구 난민
- "우리가 트럼프나 다른 사람들에게 '너희 땅을 떠나라'고 하면 행복할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가자지구를 장악해 주민들을 이주시킨 뒤 고급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혀 국제 사회의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미 중동 특사가 한 차례 논란을 잠재웠지만, 트럼프가 관련 영상을 직접 공유한 이상 구상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MBN뉴스 이한나입니다.
[lee.hanna@mbn.co.kr]
영상편집: 김민지
그 래 픽: 김정연, 박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