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나토 가입' 회의적인 미국
미국·러시아 '주고받기' 속 우크라 소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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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오는 24일)을 코앞에 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며 종전 협상에 드라이브를 걸어 어떻게 합의를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립니다.
앞서 현지 시각 12일에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종전 협상을 즉각 개시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힌 데 이어, 우크라이나 측도 이를 확인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구체적으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J.D. 밴스 부통령으로 구성된 협상팀을 꾸렸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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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 |
러시아 크렘린궁도 양국 정상이 90분 동안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을 모스크바로 초대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바라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미국과 러시아의 '수감자 맞교환'을 통해 먼저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수감자 석방이 상호 신뢰를 높여 우크라이나 종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은 자금 세탁 혐의로 유죄가 인정된 러시아인 '가상자산 거물' 알렉산드르 빈니크를 송환할 계획입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는 러시아에 구금됐던 주러시아 미국대사관 직원이자 모스크바의 미국 학교 교사인 포겔을 석방합니다.
수감자 석방과 관련해 크렘린궁의 페스코프 대변인은 최근 양국 기관의 접촉이 강화된 결과 양국 수감자가 석방됐다며 이러한 합의를 위해 관련 기관들이 세심히 협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궁극적으로는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종전 협상의 장소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후 역내 안보 보장을 주장하며 자국 방어를 위해 나토 가입이 필수라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와 관련해 "나는 그것이 실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할지는 미지수인데, 나토 가입이 어려울 경우 우크라이나가 미군이 포함되지 않은 평화유지군을 통한 안전보장을 수용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미국은 자국 이외의 다국적군의 주둔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역할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유럽이 도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국경선을 어떻게 정리할지도 주요 협상 쟁점입니다.
미국은 일단 우크라이나에 영토 양보를 압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전 수준으로 영토를 탈환하는 것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라면서도 "일부는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헤그세스 국방장관 또한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2014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비현실적인 목표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또한 일부 영토 조정은 현실로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다만 우크라이나는 국경선 문제를 안보 보장의 조건과 서로 연계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밀어붙이자 유럽에서 '전후 안보와 재건 비용을 유럽이 떠안게 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우크라이나의 광물도 협상에 있어 변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동등한 당사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흥미로운 질문"이라고만 말했습니다.
이런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주고받기'로 종전 조건이 조정되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논의 테이블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핵심 광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협상에 있어서 변수가 될 수 있단 전망도 나옵니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자원의 공동 개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프로젝트 등을 제안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파고든 것이 일부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16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하는 미국 대표단과 종전 방안을 협의할 예정입니다.
[ 김문영 기자 kim.moonyoung@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