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당일에 추락해 38명이 숨진 아제르바이잔 여객기의 동체에서 의심스러운 구멍 수십 개가 발견됐습니다.
애초 사고 원인으로 새 떼와의 충돌이 거론됐지만,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대공포에 격추된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문영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여객기 날개 부분에 뚫린 구멍이 보이고, 승객들이 산소 호흡기를 쓴 채 머리를 감싸쥡니다.
여객기는 급격히 하강해 땅과 충돌한 뒤 반으로 쪼개졌고, 시뻘건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현지시각 25일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이륙해 카자흐스탄에서 추락한 아제르바이잔 항공기에는 67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38명이 숨지고 29명이 생존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 인터뷰 : 자릴로프 / 생존자 아버지 (사고 당시)
- "오늘 아들과 대화했습니다. 괜찮다니 신께 감사합니다."
애초 새 떼와의 충돌이 추락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동체에서 수십 개의 구멍이 발견돼 러시아군의 오인 격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꼬리 부분에 난 구멍 여럿이 미사일 공격이나 방공 시스템의 작동 결과로 보인다는 겁니다.
비행 중 강력한 GPS 교란으로 '항로 추적 레이더'에서도 사라졌는데, 이는 러시아 방공시스템에의 노출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특히 여객기가 비행한 곳은 러시아 코카커스 상공이자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된 지점입니다.
▶ 인터뷰 : 앤 마리 / 미국 랜드연구소 정책연구원
- "(사실이라면) 러시아가 부인하거나 은폐하려 한다면 아제르바이잔과 러시아 관계에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다른 나라 간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애도를 표했고, 크렘린궁은 조사 결과를 기다리자며 말을 아꼈습니다.
▶ 인터뷰 : 드미트리 페스코프 / 크렘린궁 대변인
- "조사가 진행 중이며, 항공 사고는 전문 항공 당국의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조사관들이 결론내리기 전에 가설을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즉 나토는 러시아 연루 여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MBN뉴스 김문영입니다. [kim.moonyoung@mbn.co.kr]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김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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