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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이 선거판 바꾸나...트럼프 vs 해리스, 승자는?

기사입력 2024-10-31 07:00 l 최종수정 2024-10-31 09:39

(왼쪽부터) 해리스 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 AP 연합뉴스
↑ (왼쪽부터) 해리스 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 AP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의 ‘민주주의 수호’ 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11월 5일) 임박하면서 예측불허 판세에 막판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샤이 트럼프’와 ‘히든 해리스’가 이번 선거 변수로 여겨지는 가운데, 두 진영 모두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숨은 표심을 찾기 위해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지난 20~23일)가 발표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8 대 48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ABC 방송(지난 18~22일)에선 해리스 부통령(49%)이 트럼프 전 대통령(47%)과 더 격차를 벌렸고, 반대로 CBS 조사에서는 50 대 49로 격차가 줄었습니다.

이처럼 그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지만, 판세 변화는 분명 감지됩니다. 그동안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점했지만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승세가 눈에 띕니다.

해리스 부통령 / 사진=AFP 연합뉴스
↑ 해리스 부통령 / 사진=AFP 연합뉴스

마음이 급해진 해리스 부통령은 네거티브 전략을 강조하는 분위기입니다. 선거 초 2020년 대선 결과 불복으로 발생한 1ㆍ6 의사당 난입 사태를 고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최근에는 ‘파시스트’로 규정하며 공격 수위를 더 높이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옛 측근인 존 켈리 전 비서실장 증언을 거론하며 “켈리는 트럼프가 대통령이었을 때 ‘아돌프 히틀러 같은 장군을 원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라며 “파시스트의 정의에 해당하는 인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Not going back”(트럼프 때로 돌아가지 않는다)을 외치며 트럼프 재집권의 위험성을 설파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선 “(트럼프는) 점점 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인은 그의 가스라이팅에 지쳤다”고 비난했습니다. 이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난입 사태를 두고 “사랑의 날”(the day of love)이라고 지칭하자 보인 반응이며, 선거운동 막바지 연설 장소로 ‘의사당 사태’ 선동 연설이 이뤄진 일립스 공원을 고르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 AP 연합뉴스
↑ 트럼프 전 대통령 / 사진= AP 연합뉴스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트럼프의 입은 여전히 거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17일(현지 시각) 대표적인 경합주 펜실베니아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상승세를 이어가자 인신공격으로 맞섰습니다. “그는 미치광이(lunatic)다. 해리스가 웃는 소리를 들어봤나? 그건 미친 사람 웃음이다. 미치광이 웃음”이라며 깎아내렸습니다.

이 외에도 “조 바이든(대통령)은 정신 장애를 갖게 됐다. 카멀라(해리스 부통령)는 그렇게 (정신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녀(해리스 부통령)는 나쁜 사람이고 심하게 무능하다. 그리고 마르크스주의자다”라며 원색적인 막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이슈로 여겨진 국경 문제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ㆍ멕시코 접경지역인 더글러스에 방문해 ‘국경 보안 강화’와 ‘안전한 이민 시스템’에 기반한 해결 방안을 내놓자 평소보다 더 힐난 했다는 평입니다.

이처럼 양측이 정책 공약보단 네거티브 공세에 주력하는 건 대선 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초박빙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네거티브 전념이 기울어진 대선 구도를 바꿀 수도 있을까요?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방 받더라도 그 이상으로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부정적 정보가 긍정적 정보보다 힘이 더 셀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습니다.

이어 “네거티브 캠페인이 가장 많이 나오는 시기가 선거 2주 전”이라며 “네거티브가 퍼질 수 있는 시간은 많고, 상대적으로 후보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기기 위한 네거티브가 아닌 스스로 수세에 몰리지 않기 위해 하는 세 싸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 교수는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네거티브 선거 운동이 완벽하게 보장이 된 나라”라며 “30초~1분짜리 광고 영상 대부분이 우리나라에선 심의되기 어려운 비방 내용이다. 미국은 한국에 비해 네거티브가 기본값이다. 선거 승리에 대한 보장은 아니지만, 안 하면 불리해지기 때문에 극한에 치달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샤이 트럼프’는 이번 선거 변수로 점쳐지는데요. 세 번째 대선 출마이자 이미 현직 대통령을 경험한 후보임에도 아직 샤이 트럼프 영향력 유효할까요?

하 교수는 “숨은 유권자들이 분명히 있지만, 그들의 존재가 현재 보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와 다른 결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라며 “결과적으로 현재 상황에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50대 50”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히든 해리스’ 관련 ‘브래들리 효과’(Bradley effect)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브래들리 효과란 인종차별주의자로

간주될까 흑인 정치 지도자에 대한 주저함과 반감을 여론조사나 공공장소에서 밝히지 않는 건데요.

하 교수는 2008년 미 대선 당시를 떠올리며 버락 오바마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던 백인 유권자들의 이탈표가 예상보다 적었다며 “(히든 해리스는) 이미 오바마 때 경험적으로 증명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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