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 용사이자 교육자로 봉사하는 삶을 살았던 미국의 98세 남성이 장기 기증으로 새 생명을 나누고 떠났습니다. 그는 역대 미국 최고령 장기 기증자로 남았습니다.
↑ 지난달 98세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간을 기증해 미국 최고령 장기기증자가 된 한국전 참전 용사 앨런 오빌. 생전에 증손자를 안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미주리주의 한 병원에서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오빌 앨런이 간을 기증했습니다.
앨런은 지난달 27일 폭풍이 지나간 뒤 집 주변을 치우다가 넘어져 머리를 크게 부딪혔습니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부종이 심해 더는 손쓸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가족들이 앨런과의 이별을 준비할 때 병원 직원이 간 기증 의사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의 나이가 고령이었기 때문에 가족들은 의아해 했지만 의사는 이식하기에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족들은 앨런이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러 나섰던 이타적인 삶을 살았던 만큼, 망설이지 않고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앨런의 간은 72세 여성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습니다. 장기기증 단체에 따르면 앨런은 미국 역대 최고령 장기 기증자로 기록됐습니다.
앨런은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참전 용사였습니다. 2차대전 때는 육군항공대에서 조종사로 활약했고 한국전 때는 제1기병사단에서 복무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는 미 육군예비군(US Army Reserve)에 27년간 몸담은 뒤 중령으로 전역했습니다.
전역 후에는 40년간 고등학교에서 농업을 가르치며 농사를 지었던 교육자이자 농부이기도 했습니다.
유족들은 평생 나라와 이웃을 위하는 삶을 살았던 앨런이 마지막 순간 또 하나의 선물을 주고 떠났다고 말합니다.
앨런의 딸인 린다 미첼은 장기 기증이 "아버지가 평생 해온 일을 한 것이었고 그 덕에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작은
앨런의 아들인 그레그도 장기 기증이 슬픔으로 가득했던 시간에 희망을 주는 일이었다면서 "(장기 기증으로) 누군가가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은 멋진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