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동성 커플에게도 사제가 축복을 내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규 미사나 예배 중에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동성애를 배척했던 가톨릭 교회의 전통을 뒤집은 역사적 결정이라는 평가입니다.
이교욱 기자입니다.
【 기자 】
동성 커플이라도, 앞으로는 원하면 가톨릭 사제로부터 축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교황청의 교리 선언문이 발표됐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종 승인한 것으로, 교황청은 하느님의 도움을 구하려는 모든 상황에 처한 이를 방해하거나 막아선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아귈라르 / 멕시코 산 히폴리토 성당 신부
- "교황이 병들거나, 길을 잃거나, 소외되어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데까지 축복의 개념을 확장한 겁니다."
하지만 동성끼리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교리는 유지했고, 미사 등 공식적 행사에서의 축복은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3년 선출된 이후, 성 소수자를 배척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 인터뷰 : 프란치스코 / 교황(지난 2월)
- "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하느님의 자식이고, 그들을 사랑하시며 함께하십니다."
성소수자 단체들은 동성애를 배척했던 가톨릭 교회 전통을 뒤집은 역사적 결정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마리안느 / 가톨릭 성소수자 단체 이사
- "교회 안에서의 평등으로 가는 귀중한 한 발자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교회 가르침에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보수 가톨릭계의 비판과 반발에 부딪힐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천주교계는 이번 교리 선언에 대해 전국의 주교들이 모여 논의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교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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