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통하고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 12월은 국민들에게 아픈 흔적을 남겼다. 아무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리란 것도 사람들은 절감하고 있다. 2025년 새해에는 불행과 행복 대신 오늘 하루 무사히 넘어간 것에 감사하고 그런 내일을 바라며 무난하고, 무탈하고 안온한 일상을 추구하는 방식이 더욱 각광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
» ‘경제적 여유’, ‘건강 관리’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MZ세대들의 새해 소망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알바몬이 최근 20~30대 남녀 아르바이트생 1,997명을 대상으로 2025년 새해 소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큰 새해 소망으로 ‘경제적 여유’(75.3%)를 바란다고 답했다. 그 뒤를 이어 ‘가족 모두의 건강’(55.6%) 역시 높은 응답율을 보였다. 그 밖의 새해 소망으로 ‘연애 또는 결혼’(9.3%), ‘다이어트 성공’(8.5%) 등이 뒤따랐다. 또한 MZ세대 알바생들 중 응답자의 68.7%가 ‘새해 계획을 세웠다(예정이다)’고 답했다. 이들이 계획한 항목 중 가장 높은 응답율로 ‘운동 및 건강 관리’(57.3%) ‘저축 및 재테크’(54.8%)가 있었다.
» ‘아주 보통의 하루’, ‘실용적 소비’, ‘기후 감수성’
↑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디자인 김신아) |
먼저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는 큰 행복을 꿈꾸기보다 무탈한 하루에 만족하는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를 올해의 키워드 중 하나로 선택했다. ‘아보하’는 ‘행복해야 한다’라는 믿음에서 한 걸음 비켜서서 너무 행복하지도 너무 불행하지도 않은 일상, 그저 ‘무난하고 무탈하고 안온한 삶’을 가치 있게 여기는 태도를 뜻한다.
저자는 “평범한 일상은 가장 특별하고 성공한 사람에게도 기본으로 깔려야 하는 가장 안온한 안전지대다(178p).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일상의 루틴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례로 ‘단순 작업을 반복하며 잔잔하게 보통의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좋은 취미 생활’로 요즘 2030세대 사이에서 유행 중인 ‘뜨개질’과 같은 취미, ‘마음챙김’이나 ‘명상’에 대한 관심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경제적 어려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토핑경제’는 신발이나 가방에 나만의 액세서리를 달 듯이 토핑에 본품보다 더 큰 돈을 쓰거나 소비자가 자신의 창의성을 발현해 물건을 커스터마이징하는 소비 형태를 뜻한다.
사방이 나를 공격하는 듯한 험한 세상에서 ‘오늘도 무사한 하루’를 보낸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받지도, 주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작고 귀엽고 연약한 존재는 그 자체로 힘을 갖는다. 무해하기 때문에 가지는 힘, 올해 트렌드는 ‘무해력’을 주목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새해 소비 트렌드 전망’을 발표했다. 새해에는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필요한 것은 직접 체험하고 구매하는 ‘실용적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2025년에 더 많이 소비할 것 같은 제품/서비스로는 ‘여행(34.7%)’, ‘제약/건강기능식품(29.6%)’, ‘금융(증권·보험·은행)(27.3%)’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과 글자를 읽고 기록하는 활동을 유행처럼 소비하는 ‘텍스트힙(Text Hip) 열풍’으로 ‘책·독서(26.4%)’ 또한 2025년 소비시장에 꾸준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2,000명 중 87.4%는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제품을 구매할 때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도 62.4%로 나타났다. 기후 환경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후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미래 환경에 대한 책임을 공감하며 실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 (EBS 자본주의 제작팀 저 / 가나출판사 펴냄) |
과거 고등학생들에게 『수학의 정석』이 필독서로 불렸던것처럼, 경제 입문자들을 위한 콘텐츠도 있다. 경제 입문러들 사이에서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시리즈는 10여 년 전 공개된 영상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추천 콘텐츠로 회자된다. 이를 책으로 풀어낸 『EBS 다큐 프라임 자본주의』도 경제 분야 도서 베스트셀러 50위권 안에 들 만큼 경제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지갑 속 돈과 통장, 매달 갚아야 할 대출금과 이자, 살고 있는 집의 가격 등 이 모든 것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자유롭지 못한 오늘날, 세계 최고의 석학들을 만나 돈에 관한 진실과 자본주의의 비밀을 밝혀낸다.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1부 ‘돈은 빚이다’ 편에서는 “자본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돈의 가치, 신용의 원리,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빚 보존의 법칙, 달러의 가치 등을 설명하며 현대 자본주의의 시스템 원리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 (토스 저 / 비바리퍼블리카 펴냄) |
『머니북: 잘 살아갈 우리를 위한 금융생활 안내서』(이하 머니북)는 토스가 그동안 애플리케이션 내 콘텐츠 서비스인 ‘오늘의 머니 팁’과 브랜드 미디어인 ‘토스피드’를 통해 제공해온 콘텐츠들을 엮어서 재구성한 책이다. 저축, 소비, 투자, 대출, 부동산, 세금, 보험, 연금 등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금융 분야의 기본 상식을 한 권에 담았다. 토스 사용자가 꼽은 ‘금융이 궁금한 순간’ 100가지를 선별하고 금융·경제 전문가 27명의 답변을 실었다. 이에 더해 중요한 경제 용어 354개의 뜻풀이도 함께 수록, ‘돈을 다루는 능력’을 스스로 높일 수 있는 금융 이해력을 기르기 위한 각종 정보를 담았다.
↑ 저속노화의 대표 식단인 잡곡밥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지난해 MZ세대에게 큰 사랑을 받은 ‘저속노화 콘텐츠’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사람의 몸은 30~40대를 기점으로 성장이 아닌 노화로 접어든다. 또한 건강을 회복하는 속도 역시 현저히 느려지게 마련. 최근 당뇨와 혈압 등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며, 내 몸의 노화 시계를 최대한 늦추는 방법으로 ‘식단’을 주목했다. 저속노화 식단의 내용의 핵심은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는 정제 탄수화물, 단순당, 가공식품 등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된다. 채소와 콩류를 포함한 식사를 하고, 젊은 세대는 탄수화물과 육류를 줄이되 노년에는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해진다.
↑ 도서 관리 앱 ‘북모리’ (개발자 Tony soft) |
새해 독서 목표를 세우고, 독서 습관을 형성하고 싶은 초심자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북모리’는 마치 다이어리를 작성하듯 독서 노트를 작성할 수 있는 앱이다. 현재 읽고 있는 책(또는 읽을 예정인 책)을 검색 및 바코드 등록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으며, 해당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페이지를 기록하는 북 클립 기능부터, 독서 타이머로 책을 읽은 시간을 기록하고, 태그 기능으로 책 관리도 가능하다. 인상 깊은 문장은 책갈피로 저장하거나, 사진 텍스트를 추출해 노트를 등록할 수 있다.
↑ 카본페이 (사진 환경부, 정책브리핑) |
2025년 6월 5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개최되는 제54차 ‘세계 환경의 날’ 행사에서 우리나라가 개최국으로 나서며 플라스틱 오염 종식의 중요성을 국제사회에 알린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가진 제주도는 2022년 ‘2040 플라스틱 제로 제주 비전’을 선언하고,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전국 최초로 도입하는 등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정책적 노력으로 세계 환경의 날 개최지로 선정되었다.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우리 개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탄소중립실천포인트제’는 전자영수증 발급, 텀블러·다회용컵 사용, 일회용기 반환, 되채우기 매장(리필스테이션) 이용 등 10개 항목에서 다양한 녹색생활 실천 활동을 하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제도다. 녹색생활 실천 활동에 따라 포인트를 쌓고 이를 인센티브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것. ‘탄소중립포인트제’는 10개 실천항목 실천 시 1인당 연간 최대 7만 원을 지급(현금, 포인트, 모바일 페이 등)하고 있으며, 소상공인의 경우 다회용컵(텀블러) 및 다회용기 이용 실적에 따라 점주에게도 연간 최대 15만 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탄소중립포인트 녹색생활 실천 홈페이지에 회원 가입 후 참여기업 안내를 살펴보거나, 모바일 앱인 ‘카본페이’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 강미희 作 ‘기다림’ (출처 아양아트센터) |
↑ 스와로브스키 아시안 심볼 큐트 스네이크(사진 스와로브스키 코리아) |
↑ 예거 르쿨트르 스네이크 에디션(사진 출처 Jaeger LeCoultre) |
↑ 컨버스X스투시 척70(사진 컨버스코리아 인스타그램) |
↑ 서울드래곤시티 ‘d#’ |
[글 박찬은 기자park.chaneun@mk.co.kr·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및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3호(25.01.1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