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가로수길 옆 세로수길에 카페 하나가 있다. 신사역 6번 출구로 나와 약 10분 거리에 있는 로파치노로 이곳은 이른바 ‘노홍철 카페’로 유명세를 탔다.
↑ 로파치노ROPACINO
이탈리아의 감성에 약간의 뉴욕 감성 한 스푼을 혼합한 느낌이다. 유럽의 한 거리를 연상시키는 테라스, 반구 모양의 카운터. 내부는 넓지 않지만 앤티크한 소품과 강렬한 붉은색 바닥에 노란색 조명이 잘 어울린다. 짐작하겠지만 이 집 상호인 ‘로파치노’는 바로 할리우드 배우 알파치노를 상징한다. 뉴욕의 한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알파치노의 사진에서 방송인 노홍철이 영감을 얻어 꾸민 곳이다. 매장 곳곳에 알파치노를 상징하는 사진, 피규어와 함께 ‘자기애 돋보이는 노홍철’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이 집의 시그니처는 카페 로파치노, 베스트 메뉴는 버스스카치 피콜로, 그라니타 라임프로즌, 에스포레스, 스트라파피토 등 다양한 에스프레소다. 크림과 카카오파우더, 씁쓸한 에스프레소와 초콜릿 단맛이 꽤 궁합이 좋다. 에스프레소 외에도 재미나고 맛있는 메뉴는 바로 치즈케이크. 이곳의 치즈케이크는 설탕, 버터, 글루텐을 전혀 쓰지 않은 진한 치즈케이크 본연의 맛이다. 더블 치즈케이크 브륄레는 실패 없는 추천 메뉴. 블루치즈와 크림치즈로 만든 더블치즈케이크 위에 설탕을 녹여 캐러멜을 입혔다. 캐러멜과 치즈케이크가 만들어내는 단짠 조합은 ‘굿’이다. 겉면은 설탕을 살짝 태워 달달하면서도 바삭한 식감에 이어 바닐라빈과 치즈의 진한 맛이 뒤따른다.
↑ 로파치노의 치즈케이크와 커피
또 하나는 영화 ‘대부’에서 알파치노가 피던 시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시가 휘낭시에’다. 매장에 탑처럼 쌓여 있는 시가가 바로 디저트다. 그냥 먹어도 되지만 조금 단단한 식감이라 에스프레소에 담가 먹으면 괜찮다. 특히 이 시가 휘낭시에는 선물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찜’하는 아이템이다. 로파치노 건너편에는 2호점인 파치노가 있다. 로파치노는 에스프레소바이고, 파치노는 카페이다.
물론 두 숍의 디저트 메뉴는 동일하다.
단순히 유명인인 운영하는 카페라고 유명세를 탄 것은 아니다. 인테리어, 메뉴, 특히 다양한 에스프레소의 맛은 수준급이다. 다크한 에스프레소, 진한 치크케이크, 시거 휘낭시에 모두 잘 어울린다.
[글과 사진 조현호(칼럼니스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3호(24.11.0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