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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 화장실 앞 귀여운 ‘미저리’…반려견의 화장실 에스코트

기사입력 2024-10-28 17:50

평소 자기 방석에 누워 눈만 또르륵 굴리며 나를 감시하는 수리지만, 십중팔구 몸을 일으켜 나를 따라오는 곳이 있다. 바로 화장실이다. 일을 보고 문을 열면 나를 흘끔 본 뒤 기지개를 켜고는 방석으로 돌아간다. 친구네 고양이도 그렇다는데, 도대체 그들은 왜 화장실까지 따라오는 걸까.

(사진 프리픽)
↑ (사진 프리픽)
“뭐야 뭐야? 문은 왜 닫아?”
개와 고양이가 닫힌 화장실 문앞을 서성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궁금증’이다. 집 안 어디서든 반려인을 발견하고 감시(?)할 수 있는데, 유독 저 공간만 들어가면 눈앞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게 의아하다. 평소 이 집은 내 집이라고 생각하는 고양이라면 자신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 영 마뜩잖기도 하다. 게다가 반려인이 씻는다면 문 너머가 꽤 시끄러울 것이고, 중요한 볼일을 본다면 너무나 고요할 것이므로, 어느 쪽이든 개와 고양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내가 지켜 줄게”
반려인 ‘보호’ 차원의 행동이라는 견해가 가장 일반적이기는 하다. 개든 고양이든 야생에서 중요한 볼일을 보는 순간은 외부의 위협에 대한 방어력과 공격력이 제로에 가까워진다. 특히 주로 산책을 하며 배변하는 개라면, 이렇게 무방비로 취약해지는 순간을 곁에서 지켜봐 주는 반려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 법도 하다. 그래서 반려인이 화장실에 일을 보러 들어가면 보은하기 위해서라도 문 앞을 지키며 ‘너 역시 안전하다’고 확인시켜 준다는 것이다.
(사진 프리픽)
↑ (사진 프리픽)
“날 혼자 두지 마”
물론 보호자와 떨어지는 데 ‘불안’을 느껴 화장실까지 쫓아오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이유라면 문을 긁거나 문 앞에서 마구 짖기도 하고, 문을 열어주면 화장실 안으로 들어와 나가지 않으려고도 한다. 이때는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가 금방 다시 열기를 몇 번 반복해서, ‘아무 일도 없고 괜찮을 거’라고 확인시키는 훈련을 반복해 주면 도움이 된다.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일종의 오해에서 비롯된 의도적인 ‘배려’라는 설도 있다. 예를 들어 반려 초기에 반려인이 화장실에서 나오며 문을 열었는데, 뜻밖에도 개나 고양이가 문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감탄하거나 귀여워했다고 치자. 그들로서는 화장실 문 앞에 있으면 반려인이 기뻐하고

자신에게 사랑을 표현해 준다고 학습해, 서로 ‘윈윈’하는 행동을 습관화한 것이다. 사실 이건 오해가 아니다. 나만 해도 막상 문을 열었을 때 수리가 안 보이는 극소수의 상황에서는 왠지 상처를 받기도 하니까.
[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프리픽freepik]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2호(24.10.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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