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보면 일본 제국을 뜻하는 ‘일日’ 모양으로 지어진 구 조선총독부는 1995년 역사바로세우기 일환으로 철거되었다. 당시 보존과 철거 논쟁이 많았지만, 경복궁을 가로막고, 북악산의 정기를 누르기 위해 일제가 세운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구 서울시청, 지금의 서울도서관 건물 역시 일부 역사학계에서는 덕수궁의 상징적 의미를 말살하기 위해 일제가 1926년에 완공한 경성부 청사이다. 조선총독부, 경성부 청사, 한국은행 본점, 구 서울역사, 이 모든 건물들의 공통점은 돌, 철근콘크리트 그리고 르네상스 양식이란 점이다. 이 중 경성부청사는 해방부터 2008년까지 서울특별시청사로 쓰였다. 이후 시청이 새 건물로 이전, 용도를 고민하다 2012년 서울도서관이 되었다.
이 건물은 현재 자유로운 열린공간인 도서관이 되었다. 안에는 약 57만 권의 도서, 410여 종의 간행물이 있고 서울시 거주자, 서울소재 학교나 직장인은 누구나 이용(대출, 예약 등)할 수 있다. 도서는 7권을 15일 동안 대여할 수 있고, 영화, 애니메이션DVD, 오디오북은 3점을 15일까지 대여할 수 있다.
총 5층의 건물은 1층은 일반 자료실1, 아동자료, 기획전실, 장애인자료실, 2층은 일반자료실2, 계단형 열람실, 정기간행물, 디지털 자료실이 있다. 3층부터는 옛 서울시청의 자료와 기록, 원형을 보존해놓은 공간이다. 시장집무실, 접견실, 기획상황실, 그리고 건물의 다양한 기록들이 있다. 4층은 세계자료실과 역시 이 건물을 개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각종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5층은 하늘뜰 공원이다. 푸른 나무와 다양한 꽃이 심어져 있는데 무엇보다 탁 트인 시야가 10
도서관이 많은 나라는 ‘부자나라’다. 시청앞 광장을 지나칠 때 언제 한 번 방문해보자. 잠깐 시간 여행하듯 옛 건물에서 책을 읽는 묘미는 색다르다.
[글과 사진 장진혁(칼럼니스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2호(24.10.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