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대 철도공원을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철도공원은 육군사관학교와 서울여자대학교 중간에 있다. 차를 가지고 갈 땐 육군사관학교 정문 쪽으로 들어가야 철도공원이 나온다. 대개의 운전자는 육사 정문 대신 좌측 서울여대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되는데 곧바로 내비게이션은 ‘경로 이탈’이라고 외친다. 사실, 필자도 그랬다.
↑ 화랑대 철도공원
화랑대역은 경춘선이 서는 역이었다. 하루 승객이 100여 명도 채 되지 않았다. 그래도 1939년 7월 20일부터 2010년 12월 21일까지 하루 춘천 방면 3회, 청량리성북 방면 4회 철도가 오갔다. 경춘선 전철 복선화가 완성되면서 역은 폐쇄되었다.
철도공원은 2017년 몇 량의 기차를 여러 곳에서 기증받아 문을 열었다. 약 7년간 공터로 방치된 역 부지에 제 역할을 찾아준 것이다. 공원 정문에 화랑대역이 있다. 당시로는 드문 삼각형 박공지붕(책을 엎어놓은 모양의 지붕 형식)으로 건립 당시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철도공원은 화랑대역 400m 구간에 조성된 불빛 정원으로 경춘선숲길 마지막 구간이다. 불빛 정원은 비밀의 화원, 불빛 터널, 음악의 정원, 불빛 정원, 하늘빛 정원, 생명의 나무, 환상의 기차역, 은하수 정원, 숲속 동화나라, 반딧불 정원 등 10가지의 다양한 야간 경관 조형물로 이루어져 있다. 불빛 정원은 화~일요일 일몰 전 30분부터 밤 10시까지 화려한 불빛을 선사한다.
공원 안에는 볼거리가 많다. 옛 추억 돋는 오래된 기차와 전철은 물론이고 숲길 한 가운데로 뻗은 철길은 걷거나 보기만 해도 그리고 사진 한 장 남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협궤열차, 증기기관차, 히로시마전차, 트램도서관, 타임뮤지엄, 대형 트리, 시계탑 등이 꾸며져 있어 작은 테마파크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기차카페 풍경이다. 이곳에서는 커피나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면 기차가 자리까지 음료를 배달해준다. 도착 직전 ‘삑!’ 기적을 울린
다. 사진 찍기 바쁘겠지만 기차는 딱 30초 머물고 떠난다. 아차! 기차가 떠난 뒤에야 뒤늦게 손 흔들기가 연출된다. 공원의 존재는 이 근방 주민들에게는 일종의 ‘특혜’다. 그 특혜를 한 번쯤 맞보기 위해 부러 찾아도 괜찮을 것 같다.
[글과 사진 장진혁(칼럼니스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2호(24.8.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