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을 지낸 30년 경제관료 출신인 저자가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며 젊은 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돈의 관점으로 본 역사 이야기’를 담은 책을 펴냈다.
『역사는 돈이다』
↑ 강승준 지음 / 잇콘 펴냄 |
십자군 전쟁도 성스러운 이유로만 발발한 전쟁이 아니었다. ‘신이 그것을 원한다’는 교황의 호소 뒤에는 전쟁으로 빼앗은 땅을 나누어주겠다는 약속이 있었고, 그 약속을 믿은 국왕과 영주들이 전쟁에 나섰다. 전쟁의 성격이 점점 더 변질될수록 돈이 없는 기사들은 전쟁에 나가기 위해 템플기사단에서 돈을 빌려 군인과 장비를 샀고, 그 돈을 갚기 위해 약탈과 학살을 자행했다. 이들에게 신의 뜻은 없었다. 이 밖에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 영국의 청교도혁명과 명예혁명 등의 배후에도 언제나 돈이 있었다.
저자는 “돈으로 인간사를 바라보는 것이 역사의 본질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념과 사상이 달라도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이 하는 행태는 대체로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름의 빛』
↑ 장자크 상페 지음 / 양영란 옮김 / 열린책들 펴냄 |
휴가를 보내는 주인의 발치 아래 조그맣게 표현된 잠든 개, 샌들을 들고 맨발로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는 노년의 옆모습, 줄을 지어 헤엄치는 개구쟁이 아이들의 움직임…. 이 책은 한낮의 열기가 가득한 바다에서의 시간뿐만 아니라, 해질녘의 푸르스름한 시간인 ‘블루 아워’의 뉘앙스까지 담아내며 ‘여름의 빛’을 특히 탁월하고 아름답게 묘사한다. 상페는 여름 속에서 시간마다 미세하게 달라지는 빛과 순간을 아우른다. 이 빛나는 순간
잔디에 배를 깔고 누워 책을 보는 소녀, 떼를 지어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의 무리를 삽화로 만날 때는 감동과 웃음이 터져 나온다.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9호(24.7.2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