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최우열 화가
지난 5월 25일 방송된 MBN 대국민 미술작가 오디션 ‘화100’에서는 최우열 화가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미술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계기부터 중학교 때 미술을 시작해 최종 미션을 거쳐 우승을 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일문일답에 진솔하게 털어놨다.
지망생부터 전업 화가까지 나이와 학력, 경력을 불문하고 평면 회화로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배우이자 화가인 MC 박기웅과 냉정하고 잔혹한 오디션에서 참가자의 편이 되어준 서포터 박경림, 그리고 100팀의 참가자들과 최종 우승자를 뽑기 위한 교수-평론가-디렉터로 구성된 심사위원 3인이 함께 미술의 다채로운 매력을 전했다.
MBN ‘화100’이 최종 우승자를 탄생시키며 10주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치고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라며 출연 계기를 밝힌 최우열 화가는 기억에 남는 미션에 대한 질문에 “스태프들을 그린 ‘2024년 봄’이라는 마지막 미션이 생각난다. 방송을 하면서 스태프들을 가까이 보게 되었는데, 방송에 보이지 않는 그분들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어 참 좋았다”라고 전했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지만 자신만의 생명을 지켜가고 있는, 주변의 작고 사소한 것들을 그림에 담아내는 최우열 화가. 그는 “선물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며 출연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과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인터뷰에서 공개했다.
오랫동안 혼자 작업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제 그림에 대해서 고민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늘 혼자만의 몫이었습니다. 출연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저의 그림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여러 가지 일로 아내와 제가 많이 지쳐 있었는데, 반복된 일상에서 조금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Q2. 본인이 우승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면 언제였는지, 또 우승자로 호명되고 가장 먼저 떠오른 분이 있다면?
처음 미션을 시작할 때는 우승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미션 중간 중간에도 마찬가지였는데, 마지막 미션을 완성 후 우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습니다. 우승자로 호명되고 어머니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예술가로 들어선 제 삶에 대해 많이 걱정하셨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Q3. 심사위원분들 앞에서는 표정이 일관되어 있다가 대기실에서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모습이 카메라에 자주 포착돼 인상적이었는데요. 평소에 감정의 폭이 크지 않은 건지, 포커페이스를 잘 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평소에 감정의 폭이 크지 않기도 하고, 무엇보다 평소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없어 심사위원분들의 말씀을 한마디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긴장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방송으로 보니 많이 긴장했더라고요. 여러 사람들과 카메라 앞에 서니 많이 부담이 됐습니다. 촬영하는 동안 그림을 지도하는 사람도, 가장도 아닌 그냥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어서 참 좋았고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경쟁하면서도 서로를 지지해주었고 작가분들께서도 늘 응원해주셔서 대기실에서는 자주 밝은 표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오브제 미션의 경우 낮에는 학원에서 수업을 하고 밤에 작업을 한다는 것이 육체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학부 시절로 돌아간 듯 가슴이 뛰고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화100’에서 다른 작가들과 작업을 하면서 작가 한 명 한 명이 가진 특별한 강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가장 긴장하게 만든 단 한 명의 지원자를 뽑는 것은 조금 힘든 것 같아요. 경쟁의 의미로 본다면 모든 분들이 저를 긴장하게 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Q5. ‘화100’에서 선보였던 작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마지막 미션으로, 스태프들을 그린 ‘2024년 봄’입니다. 거대한 조직사회에서 개인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으로 방송을 하면서 스태프들을 가까이서 보게 됐는데, 방송을 만들어가는 스태프들의 모습은 정작 방송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 모습들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닮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그림 속에 그분들의 모습을 담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조용한 것은 맞는데 강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늘 말로 표현하기보다는 그림으로 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다 보니 항상 말이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입니다. 제 그림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따뜻한 시선’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가족, 뒤뜰의 고양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지만 자신만의 생명을 지켜가고 있는 주변의 작고 사소한 것들을 주인공으로 그림에 담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작고 사소한 생명이란 없다고 생각해요.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것이 제 그림의 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Q7. 그림은 언제부터 그리셨는지 궁금합니다.
중학교 미술부에서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미술 선생님의 권유가 있었지만 소심한 마음에 시작을 못하고 있다가 2학년 때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고, 제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을 그림으로 그려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까지 그림은 제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15년간 그림을 그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가정을 꾸리면서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그림을 처음 시작한 시기는 중학교 때였지만 가정을 가지고 다시 작업을 시작한 시기가 진정한 의미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Q8. 화가로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앞으로의 계획은 구체적으로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보다 더 열심히 그림을 그리겠다는 생각입니다. 같은 곳에서 학원을 운영하다 보니 그림에 관심이 없던 주위분들도 그림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저에게 늘 응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늦은 밤 작업 중에 건네주시던 김밥집 사장님의 김밥 한 줄, 따뜻한 수정과를 약처럼 달여주신 한의사 선생님, 밤에 순찰돌다가 그림을 보러 오시고 응원해주시던 경비실 할아버지들의 따뜻한 마음을 그림에 담고 싶습니다. 그림 속에 담긴 따뜻한 온기가 보는 이에게 전해져 그 사람도 저처럼 단절되었던 그 무엇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그런 그림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Q9. 10주 동안 ‘화100’을 지켜본 시청자들과 경연을 펼친 참가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처음으로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아보았는데 저에게는 정말 큰 선물이었습니다. 함께 참여한 작가님들 감사합니다. 앞으로 늘 응원하겠습니다. ‘화100’을 함께 촬영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매 순간 저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100’의 주인공은 그림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라고 생각합니다.
Q10. 마지막으로 끝인사와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이야기해주세요.
부끄럽게도 이 나이에 모
[Contents 제공 MBN]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3호(24.6.0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