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는 밤이 되면 제 방석에 들어가 잠을 청한다. 그러다 이른 아침 머리맡에 와서 킁킁거리거나 몸을 털어 이불을 열라고 사인을 보낸다. 기온이 떨어진 요즘은 새벽 한두 시면 이불을 노크하는데, 잠이 깨는 건 억울하지만 따뜻한 ‘개난로’가 제 발로 들어와서 몹시 반갑기도 하다.
↑ (사진 언스플래시) |
그렇다고 함께 자는 것이 최상이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의 영역이라고 느끼는 곳에서 독립적으로 휴식하기를 원하는 개라면, 그건 그것대로 좋다. 굳이 같이 자고 싶어하는 개를 억지로 떼어 놓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밖에도 사람 곁에 자면서 체온을 유지할 수 있고 반려인과 유대감이 강화되는 효과도 있다. 반면 반려인에게 수면 장애가 있다면 숙면을 취하기 어렵고, 잠버릇이 심하면 개가 다칠 수 있다. 이런 때는 분리 수면 훈련을 통해 따로 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강형욱 훈련사는 이 또한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개는 틈 날 때마다 가족의 안전을 확인하고 싶어하며, 밤에도 그렇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밤에도 열일 중으로, 방을 옮겨 다니며 가족들이 안전한지 확인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강 훈련사의 비유에 따르면 어릴 적 부모님이 잠든 아이들 방을 둘러보며 이불을 덮어 주는 것 같은 ‘세심한 챙김’이라고. 감동은 덜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체온 조절을 위해 더 시원하고 더 따뜻한 곳을 찾아가거나, 한참 자다 보면 몸이 배겨서 바닥에 닿는 느낌이 좋은 곳을 찾아 이동하기도 한다.
개가 눈을 뜨고 자는 건 오래 전 야생에서 살아야 했던 개의 생존 전략이라고 한다. 잠을 자면서도 여전히 주변을 경계하는 것이다. 안구 건조증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이 또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개에게는 ‘세 번째 눈꺼풀’이라고 부르는 ‘순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10호(23.12.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