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성, Kalpa 22100-009, mixed media on canvas, 162.2×130cm |
라이즈아트가 내일(29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이기성 작가의 개인전 'Boundless Columns'를 삼성동 전시장에서 개최합니다.
쇳가루를 사용해 독자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한 이기성 작가는 2019년 '겁' 시리즈를 발표한 이후 많은 미술 애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비선재 갤러리 전속 작가로서 올해 초에는 오페라 갤러리와 전속 계약을 맺었으며, 최근 일본 도쿄의 신와 와이즈 홀딩스에서 열린 전시에서는 오프닝 전야 행사에서 이미 여러 점이 선 판매됐습니다.
이기성은 쇳가루라는 물성이 강한 재료를 택하고 오랜 기간 천착해 왔습니다. 자석의 자기장에 의해 쇳가루가 만들어내는 우연적 형상의 부조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던 작가는 자석이라는 외부적 요소를 배제하고 '행위'와 쇳가루 자체의 '물성'을 활용한 '겁'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갔습니다.
이기성의 '겁' 시리즈의 키워드는 '쇠'와 '시간성'입니다. 이기성은 쇳가루를 캔버스 위에 펴서 바른 후 도구로 밀거나 손으로 문질러 생긴 선들을 중첩시키고 교차시켜 화면을 구성합니다. 녹슨 쇳가루로 구성된 화면은 서서히 산화가 진행되며 주변으로 얼룩이 은은하게 번져나갑니다. 얼룩이 캔버스에 스며들면 고착액을 덮어 산소를 완전히 차단시킵니다. 작가의 행위와 쇳가루의 산화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품들은 형과 색, 질감까지 어느 것 하나 비슷한 것이 없습니다.
↑ 삼성동 전시장 |
산스크리트어인 '겁(劫 Kalpa)'은 무한한 시간을 의미합니다. 세상이 만들어지고 존속하다가 결국 파괴돼 무(無)로 돌아가는 하나하나의 시기, 즉 몇 억만 년이나 되는 극대한 시간을 가리킵니다. 작가는 영겁의 시간을 살고 있지만 결국 무(無)로 돌아가는 자연의 순환 과정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기성은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무사시노 미술대학 대학원에서 수학하고, 도쿄 신와 와이즈 홀딩스(2023), 대구 윤선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