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위해 만든 저수지가 그럴듯한 풍경으로 거듭나는 경우가 있다. 푸른 물과 그 주변을 감싼 풀과 나무들, 그 사이로 새벽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풍경은 몽환적이다. 청송의 주산지와 밀양의 위양지가 대표적이다.
↑ 사진=청송군청 |
‘사람이 만든 아름다운 자연의 극치’라 평가받는 주산지는 조선 숙종 1720년에 착공해 그 다음해에 완공한 저수지다. 길이 200m, 평균수심 약 8m인 주산지는 만든 지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 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주산지의 풍광을 아름답게 만드는 주인공은 수령이 수백 년 된 왕버들이다. 왕버들이 물이 많은 곳에서 자라는 나무이긴 하지만 물속에 뿌리를 두고 수면 위로 줄기를 뻗은 곳은 주산지가 유일하며 사계절 다른 풍모를 보여준다. 어느 때 가도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지만 새벽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모습은 놓치지 말아야 할 비경이다. 얼음이 얼고 눈이 내리는 겨울 풍광도 아름답다.
위치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 73
↑ [사진=밀양시청] |
‘백성을 위한다’는 의미가 담긴 위양지는 그 역사가 깊다. 신라시대 때 만들어졌다니 1,000년이 넘었다. 위양지의 본래 이름은 양양지. 논에 물을 대던 수리 저수지였지만 인근 가산저수지가 들어서면서 기능을 잃은 대신 아름다운 풍경으로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제방 둘레 약 1km 위양지에는 5개 작은 섬이 있는데 그중 두 개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고, 섬 한 곳에 완재정이 있다.
↑ [사진=밀양시청] |
위치 경남 밀양시 부북면 위양로 273-36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청송군청, 밀양시청]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6호 기사입니다]